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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던 세상' 아닌 '있던 세상'의 변화가 초가속 된다

■초가속

김대식 외 4인 지음, 동아시아 펴냄





1802년, 현재의 아이티공화국이자 당시 프랑스 식민지였던 카리브해의 생도맹그 섬에서 노예 반란이 일어났다. 기원전 73년 로마의 스파르타쿠스 반란 이래로 노예 반란의 대부분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사탕수수 재배에 동원돼 노동력을 착취당한 생도맹그섬의 노예 반란은 성공한 노동봉기로 기록됐다. 나폴레옹이 반란 진압군 3만4,000명을 섬으로 보냈으나 황열병으로 1만5,000명이 사망했기 때문이다. 주경철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는 “나폴레옹의 제국주의 야심, 프랑스의 식민주의 정책을 무너뜨린 노예 반란의 성공 배후에 황열병이 함께 작동한 사실을 다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역사 해석에 ‘감염병’을 추가했을 때 보이는 새로운 관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의 미래를 보자고 제안한다.

대한민국의 석학들이 올 봄부터 5개월 동안 머리를 맞대고 코로나19 이후의 ‘새로운 시대가 대한민국에 던지는 질문들’을 묻고 답했다. 신간 ‘초가속’은 그 결과로 탄생한 책이다. 김대식 카이스트(KAIST) 교수는 서문에서 “1918년 ‘스페인 독감’ 이후 100년 만의 팬데믹을 접하며 어쩌면 진정한 21세기는 2020년에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역사적 차원에서 20세기가 1900년이 아닌, 1차 세계대전이 종료된 1918년에 시작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주경철 교수는 팬데믹 이후 사회에 대해 “변화와 가속화”라는 키워드를 제시하며 “이 변화는,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라 이전 사회에서 진행되고 있던 게 한 번에 확 진행되는 것이라 변화라기보다는 오히려 가속화라고 볼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사회학자인 장덕진 서울대 교수는 한국 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네트워크를 분석하여 사회관계망 네트워크의 허와 실을 꿰뚫었다. 그는 지난 6월 말까지 수도권의 확진자 데이터를 수집·분석한 결과 독특한 관계성을 포착했고, 이를 적용해 “상위 1%만 잘라내면 50%의 연결고리가 없어지는 구조”라는 주장을 펼친다. 그는 코로나19 덕분에 그간 강조해 온 학제 간 연구나 융합연구가 가속화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동재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지금의 대한민국을 두고 다가오는 4차 산업시대를 헤쳐갈 “글로벌 강자가 없다”고 일침을 놓았다. 거시경제학자 함준호 교수는 변화에 따른 부의 재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날 갈등과 충격을 잘 극복해 가려면 정부의 포용적 리더십이 긴요하다”면서 “시장과의 대립이 아닌 보완적 협력을 통해 우리 경제의 복원력과 유연성을 높이고 사회 구성원 간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1만8,000원.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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