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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경매총액 1,129억원, 온라인 강세로 반토막 면해

[2020 미술경매시장 결산]

낙찰총액 1,129억원 전년대비 21% 감소

휘청이는 오프라인, 온라인경매가 버팀목

김환기 제치고 이우환 낙찰총액 1위 144억원

10억이상 고가작품 거래 급랭, 중저가 강세

2020년 미술경매 결산을 통해 짚어본 작가별 낙찰총액과 작품별 낙찰가 순위. /그래픽=이동수기자




15일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의 올해 마지막 메이저 경매가 낙찰률 80%, 낙찰총액 약 83억원으로 막을 내렸다. 16일 기준으로 서울경제가 집계한 2020년 미술시장 낙찰총액은 1,129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1,439억원 대비 21.5%, 2018년 1,814억원 대비 37.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가별 낙찰총액에서는 148점이 낙찰돼 약 144억원 어치가 거래된 이우환이 1위에 올랐다. 미국에서 환수된 18세기 조선 유물인 ‘요지연도’가 20억원에 팔려 올해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달 초 진행된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하룻밤 ‘이브닝세일’을 통해 2,000억원 규모의 작품이 팔리고, 중국 근대화가 산유가 8마리의 금붕어를 그린 ‘골드피쉬’가 그 자리에서 약 240억 원에 새 주인을 찾았던 것과 비교하면 국내 시장은 턱없이 열악하다. 그럼에도 코로나 19 악재 속에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위. 20억원에 낙찰돼 올해 미술경매 최고가작품으로 이름을 올린 ‘요지연도’. 18세기 조선시대 작품이며 미국의 개인이 경매에 내놓아 국립고궁박물관 소장품이 됐다. /사진제공=마이아트옥션


■오프라인 거래 줄고 온라인 늘고

낙찰 총액 감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인한 경기 침체, 오프라인 현장 경매의 위축, 홍콩경매 취소의 타격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반면 온라인경매가 강세를 보이며 코로나 19로 발목 잡힌 미술 시장의 버팀목이 됐다. 미술품 거래를 집계하는 예술경영지원센터의 한국미술시장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1월 말까지 올해 거래된 온라인 경매총액은 약 224억원으로 지난해 220억원 대비 1.8%, 2018년의 183억원 대비 22.4% 증가했다.

경매사별 낙찰총액은 케이옥션이 508억원을 기록하며 서울옥션의 430억원을 앞질렀다. 서울옥션은 3회로 계획했던 홍콩경매를 현지에서 열지 못한 타격이 컸고, 케이옥션은 온라인경매 강화 전략이 통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김봉수 예술경영지원센터 시각정보지원팀장은 “수년 전 홍콩경매를 접고 온라인경매를 집중하기 시작한 케이옥션이 서울옥션의 2배를 크게 웃도는 70회 이상의 온라인 경매를 개최했고, 이를 통한 저가 미술품의 거래가 활발했다”면서 “서울옥션은 지난 2년간 홍콩경매 평균값을 적용했을 때 약 402억원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되면 회복될 수치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코로나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인테리어 시장이 예상외의 호황을 맞은 것과 같은 맥락에서 미술수요가 늘면서 온라인, 중저가 작품 위주로 신규 콜렉터층이 늘어난 것은 장기적 호재가 될 전망이다. 미술투자에 대한 관심과 함께 블록체인을 이용한 공동구매도 확산세다.

2위. 15억2,000만원에 거래된 이우환의 ‘점으로부터 No. 770100’ /사진제공=케이옥션


■고미술 화색, 블루칩 쏠림

경제 불확실성 탓에 10억 원 이상의 고가 출품작이 드문 한 해였다. 올 경매 최고가 낙찰작은 고미술 전문 마이아트옥션의 9월 경매에 출품돼 20억 원에 낙찰된 18세기 ‘요지연도’였다. 미국의 개인에게서 50년 만에 환수한 이 유물을 국립고궁박물관이 매입한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서왕모와 신선들의 연회장면을 그린 조선시대 ‘요지연도’는 알려진 현존작이 30점 정도로 희소하고 대부분 19세기 것인데 비해 제작 시기가 18세기로 앞서고, 폭도 5m 넘는 최대작이라 주목을 끌었다. 2위는 지난 7월 케이옥션 경매에서 15억2,000만원에 낙찰된 이우환의 ‘점으로부터 No. 770100’였다. 이 작가의 ‘점’ 연작 중에서도 독특한 유형의 작품이라 경합이 치열했다. 이우환은 톱10 순위에서 2,9,10위를 휩쓸었다.



3위는 14억5,000만원에 낙찰된 일본작가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이었다. 김환기의 1956년작 ‘내가 살던 곳’이 14억원으로 4위, 1958년작 ‘항아리와 날으는 새’가 10억7,000만원으로 7위에 올랐다. 최고가 10점의 총액은 약 125억원으로 지난해 톱10 작품값 371억원, 2018년 톱10 총액 492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하락했다.

3위. 14억5,000만원에 낙찰된 쿠사마 야요이의 ‘Infinity-Nets (OWTTY)’ /사진제공=서울옥션


이처럼 ‘10억 이상 고가 작품’의 거래가 얼어붙으면서 수년간 최고가와 낙찰총액에서 1위를 지키던 김환기의 아성이 무너졌다. 20억~30억원 이상의 전면 점화는 높은 가격대로 인해 거래가 끊기다시피 했다. 대신 이우환의 작품이 144억원(148점) 규모로 거래돼 낙찰총액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위였던 김환기는 연간 약 250억원 어치 작품이 거래됐다. 이우환은 4년 전 뜨거웠던 ‘위작 유통’ 논란이 최근 다시 불거졌음에도 15일 진행된 서울옥션 경매에서 이우환의 작품 8점 중 판화 2점을 제외한 6점이 총 21억1,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아가는 등 ‘검증된 작품’일수록 수요가 확실함을 보여줬다. 이우환에 이어 쿠사마 야요이(90억원), 김환기(57억원), 박서보(46억원), 김창열(33억원) 순이었다.

4위. 14억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내가 살던 곳’ /사진제공=서울옥션


서진수 강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의 악재 속에서도 온라인경매가 ‘뉴노멀’을 선언했다”면서 “시장이 선호하는 작가군 중에서도 불황기에 강하고 안정적인 작가가 누구인지 확인시키는 시험의 장이었던 한 해”라고 평했다. 백신 개발과 해외 교류 정상화에 대한 기대 속에 내년은 희망적이다. 미술품 양도세가 최고 42% 사업소득으로 차등 부과되던 것이 세율 20%의 기타소득으로 일괄 적용돼 사실상 감세효과를 가져온 점, 미술품과 문화재로 상속세를 물납할 수 있게끔 세법 개정안을 추진 중인 상황은 미술시장 활성화의 청신호가 될 전망이다. 김상훈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과거 박수근·이중섭 주도의 시장이 김환기·이우환 위주로 급속히 변화했다. 특정작가에게만 의지하지 않고 꾸준히 가격상승과 성장세를 보여줄 스타작가를 키워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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