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600억원 규모의 회계 부정으로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된 ‘중국판 스타벅스’ 루이싱커피에게 벌금 1억8,000만달러(약 1,968억원)가 부과됐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루이싱커피가 지난해 공시자료에서 고의적으로 매출 규모를 과장하고, 손실을 축소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루이싱커피가 지난해 대규모 회계 부정이 이뤄졌다고 발표한 지 약 8개월 만이다. 아울러 SEC는 미국 증시에 진출한 업체는 국적과 관계없이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루이싱커피는 SEC이 언급한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벌금 납부에는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루이싱커피는 “회사의 이사회와 경영진은 강력한 내부 재무 통제 시스템에 전념하고 규정을 준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루이싱커피는 지난해 2·4~4·4분기 매출 규모가 최소 22억 위안(약 3,600억원) 부풀려진 것으로 추산된다며 회계 부정 사실을 공개했다. 충격적인 발표에 루이싱커피 주가는 하루 만에 나스닥에서 75.57% 급락했고, 시총 6조원이 증발했다. 회계 부정 의혹에 나스닥은 지난 6월 루이싱커피를 상장 폐지 시켰다. 루이싱커피는 지난 10월 중국 국가시장감독총국으로부터 반부정경쟁법 위반 혐의로 벌금 400만 위안(약 6억 7,000만 원)을 부과받기도 했다. 다만 당시 세계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회계 신뢰에 큰 상처를 입힌 것에 벌금이 지나치게 적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미중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터진 루이싱커피 회계 부정 사건은 미중 양국 증시의 디커플링(탈동조화)에 결정적 계기가 됐고 미국 내 중국 기업 상장에 대한 규제도 크게 강화됐다. 지난 2일에는 미국의 회계감사 기준을 따르지 않는 중국 기업을 미국 증시에서 퇴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미 하원을 통과하기도 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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