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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기숙사 생활치료센터 활용 방안에 대학가 ‘당혹’

서울시립대 기숙사에 520개 병동 확보…8개 대학과도 논의

서울시 “학생 불편 최소화 위해 학교 인근 대체 숙소 마련”

17일 오후 서울의 대학 중 가장 먼저 생활치료센터 전환이 확정된 서울시립대 기숙사에서 학생들이 짐을 넣을 박스를 들고 들어가고 있다./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 병상이 부족해진 서울시가 서울 내 주요 대학의 기숙사를 생활치료센터로 운영하기로 하자 대학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학생들은 서울시 방안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도 학생들의 주거권 보장과 캠퍼스 내 방역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서울시립대에 520개 병상 규모의 생활치료센터를 설치하고 서울대, 한양대 등 다른 주요 대학의 기숙사에도 병상을 마련하는 방안을 대학 측과 협의하고 있다. 이날 기준 시가 운영하는 생활치료센터 중 즉시 가용할 수 있는 병상이 159개에 불과한 등 병상 부족이 심각해진 데 따른 조치다.

대학과 학생 측은 서울시의 생활치료센터 마련 방안의 필요성에 공감하기는 하지만, 갑작스러운 소식에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아직 2학기 학사일정이 마무리되지 않아 기숙사에 머무는 학생과 방학 중 출근하는 대학원생, 계절학기 수강생 등은 방학 동안 기숙사에 머물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요청을 받은 서울대도 16일 코로나19 관리위원회 회의를 개최했지만 서울시 측의 갑작스러운 요청에 반대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학생들은 생활치료센터 마련 방안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도 방학 중 주거권과 캠퍼스 내 방역대책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숙사에 거주 중인 서울대 대학원생 송모(33)씨는 “기숙사과 분리된 건물인 호암교수회관에 생활치료센터를 만드는 것은 환영”이라면서도 “기숙사와 분리된 건물인 호암교수회관에 생활치료센터를 마련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방학 중에도 기숙사 생활하는 학생들이 많고 해당 건물과 기숙사가 가까운 만큼 관리가 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병상 개수까지 정해진 서울시립대 총학생회도 성명서를 내고 “중앙도서관이 기숙사와 매우 인접해 있는 등 캠퍼스 내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학교의 공식적인 공지와 생활치료센터 지정 이전 학생들의 여론 수렴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통보는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2학기 학사 일정에 맞춘 기숙사 퇴사일 보장, 방학 중 거주 예정 학생들에 임시 거주지 마련, 학교 내 접촉감염 대응책 구성 등을 학교 본부와 서울시 측에 요구했다.

서울시는 직접 대학을 찾아다니며 협조를 구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3개 대학이 긍정적으로 답변했다”며 “다만 대학별 기숙사 생활치료센터 설치는 학내 구성원의 적극적인 이해와 양해가 필요하므로 이런 절차가 완료되기 전까지 구체적인 대학명은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대학 기숙사를 생활치료센터로 사용하게 되면 학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학교 인근에 호텔 객실 등 대체 숙소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심기문·김태영기자 do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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