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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한국건축문화대상-올해의건축문화인상] 조성룡 조성룡도시건축 대표

"사회에 공감 일으키는 건축이라야 발전 가능"

소마미술관·선유도공원 등 대표작

과거 원형 유지하며 새롭게 해석

신구 공존 도시 재생의 본보기로

조성룡 조성룡도시건축 대표.




“상이라는 것은 수상 이후에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되고, 이를 통해 다른 사람들도 그 상을 받기를 열망하는 식으로 선순환해야 합니다. 제가 앞서 건축문화대상을 두 번 수상했는데 같은 사람이 계속 상을 받는다면 겉으로만 의미가 있지 실제 내용은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올해 한국건축문화대상 ‘올해의 건축문화인상’을 수상한 조성룡 조성룡도시건축 대표는 29년째를 맞은 국내 최고 권위의 건축문화대상 대통령상(2001년, 2013년)을 두 번이나 수상한, 국내에서 손꼽히는 건축가 중 한 명이다. 조 대표는 이번 수상과 관련해 “참 고마운 일”이라면서도 “듣기 좋은 말은 하지 않겠다. 건축계의 상에 대한 개념이 이번 기회에 바뀌어야 한다”고 고언(苦言)을 쏟아냈다.

조 대표는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과 비교해 아쉬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건축문화대상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직언을 아끼지 않았다. 아직 국내 건축가 중에서는 프리츠커상 수상자가 배출되지 않았다. 그는 “어느 나라의 건축가가 프리츠커상을 받았다, 그러면 그 건축가뿐 아니라 그 나라의 건축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달라진다”며 “예를 들어 핀란드 건축가가 프리츠커 상을 받았다면 사람들은 ‘핀란드의 건축’에 대해 관심을 갖고 살펴보는 수준에 이르게 될 거다. 상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런 큰 상을 갖고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킬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건축하는 사람들끼리 주고받는 상이라는 건 큰 의미가 없다”며 “한국에서 큰 상을 받은 건축물이라면 일반 사람들에게도 많이 알려지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야 한다”고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에서 활동하는 건축가가 상을 받았다면 특정 건축가나 건축물뿐 아니라 지역 전체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건축문화대상이 예전보다 규모가 커지고 전통도 쌓이고 있는데 어떤 식으로든 건축계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끔 하는 역할을 맡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 대표는 ‘옛것’과 ‘새로운 것’을 등가적인 가치로 잇는 건축물을 추구해 왔다. 과거와 현재, 미래의 시간을 한 곳에 담아내는 건축물을 통해 우리의 삶과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조 대표를 수상 후보로 추천한 조항석 올해의 건축문화인상 조사위원회 위원장은 “과거 건물의 철거보다는 원형을 유지하며 새롭게 탄생시키는 도시 재생의 좋은 선례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철학은 작품에 그대로 녹아들었다. 어린이대공원 꿈 마루와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 선유도공원 등이 그의 대표 작품이다. 한때 골프장 클럽하우스로 사용됐던 꿈 마루는 철거 후 재건축하는 방향으로 추진됐지만 조 대표가 “철거하면 안된다”라면서 리모델링을 고집해 관람객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근대건축의 업적을 남긴 나상진 건축가를 발굴하기도 했다. 서울시 공원 설계 현상 공모 당선으로 설계를 맡은 선유도공원은 한때 수돗물 정수장이었던 과거의 역사적 배경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2013년 두 번째 건축문화대상 대상을 안겨준 ‘고암 이응노 생가 기념관’ 또한 땅이 지닌 역사적, 지형적 성격과 흔적을 재해석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조 대표는 1944년생으로 올해 만 76세가 됐지만, 여전히 현업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후배 건축가와 건축계에 “건축하는 사람들끼리만 열심히 한다고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고 사회에 공감을 일으킬 수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며 “그런 과정을 거쳐 세계적인 건축가도 배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조성룡 조성룡도시건축 대표는



1975~ 조성룡도시건축 대표

1996~2003 김수근문화재단 서울건축학교 교장

2005~2009 문화재청 문화재 위원

2006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전시 커미셔너

2007~2017 성균관대학교 디자인 대학원 석좌초빙교수

2008~2013 성균건축도시설계원 연구소장

2013~2015 서울특별시 공원 녹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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