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SH공사 사장 시절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와 임대주택 주민 등에 대한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사과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더욱 싸늘해지고 있어 청문회 통과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변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 제출한 답변 자료를 통해 “당시 발언은 소홀한 안전 관리로 인한 사고가 미치는 사회적 파장을 강조하려는 취지였다”며 “발언의 취지와 관계없이 저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과에도 여론은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막말 논란 외에도 각종 도덕성 의혹까지 쏟아지는 상황이다. 변 후보자의 장녀 A 씨가 미국 대학 진학 과정에서 국립중앙박물관 허위 인턴 경력을 제출했다는 의혹이 대표적이다.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A 씨는 과거 한 입학 설명회에서 외고 재학생이던 시절 인턴 근무를 했다고 소개했지만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해당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당초 변 후보자는 주택 전문가로 조명받으며 무난한 청문회 통과가 예상됐지만 어느덧 중도 낙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변 후보자에게 사퇴를 공식 요구한 데 이어 정의당 역시 데스노트(장관 부적격자) 명단에 올릴지 저울질하고 있다. 특히 시민 단체들까지 변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어 야권의 공세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평가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변 후보자의) 발언 수위가 너무 세고 여론 역시 생각보다 좋지 않아 무작정 옹호해주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당 차원에서 공식 입장을 정한 것은 없다. 청문회에서 본인이 어떻게 해명하는지에 따라 낙마 여부가 결정될 것 같다”고 현 분위기를 전했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의 한 의원 역시 “김현미 장관이 물러난 게 결국 국민의 정서법을 건드렸기 때문이었다”며 “여러 의혹이 제기됐지만 특히 일부 발언으로 상처받은 지지자들과 국민들이 많아 버티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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