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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박인석 “3기 신도시 대단지 아닌 소규모 블록으로”

‘7층 정도’ 아파트 과천지구에 시범 도입

유럽 도시와 비슷한 주거시설 만들 것





박인석(사진)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은 3기 신도시가 수많은 길과 ‘인간적인’ 6~7층 규모의 저층 건물들로 구성된 도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로와 주거 사이의 공간을 울타리·완충녹지 등으로 가로막지 않고 열린 공간으로 설계해 도시의 공적 기능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건물 층수를 올리는 대신 건폐율을 높여 중·저층 건물들을 늘리고 이로 인해 줄어드는 편의시설·녹지 등은 공공에서 제공해 시민들 간의 다양한 접점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분당 신도시는 도시 내 택지·녹지 비율 등 수치로만 보면 매우 좋은 도시”라면서 “하지만 단지 바로 옆에 널찍한 공원을 두고도 아이들은 울타리에 가로막혀 단지 내 주차장에서 노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파트가 단지 울타리로 둘러싸인 도시가 아닌 ‘열린 도시’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의 일환으로 국가 주도로 조성되는 3기 신도시는 ‘도보 중심’ ‘인간 중심’이 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도시를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가 아닌 잘게 나뉜 작은 블록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3기 신도시를 거대한 대단지가 아닌 100~200가구의 소규모 블록들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의 덩어리 단지를 4~5토막으로 나누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왜 이런 주장을 할까. 수십 개의 작은 블록들로 나뉘면 자연스럽게 작은 길들이 많이 생긴다. 일반적인 신도시에서 찾아볼 수 있는 6~8차선의 넓은 도로가 아닌 2차선, 넓어 봐야 4차선 정도 폭의 도로가 중심이 되는 도시다. 박 위원장은 “도로가 좁아지면 도로에 접한 건축물들의 높이가 낮아진다”며 “인간적인 규모의 건축물들은 도로를 걷는 시민들에게 더욱 쾌적한 공공 환경을 조성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계획은 우선 경기도 과천 과천지구에 시범적으로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곳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넓은 녹지와 다양한 시설을 갖춘 초고층 아파트 단지’와는 다른 형태의 아파트가 건립될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200~300가구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지상 7층 정도 규모의 ‘ㄷ자 모양’ 아파트들이 과천지구에 들어설 것”이라며 “유럽 도시와 비슷한 모습의 주거 시설들이 지어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계획은 본격적인 실시설계 단계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그는 “단지 안에 각종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다음 단지를 울타리로 둘러싸 외부인은 못 들어오게 하는 게 살기 좋은 도시냐”고 물으며 “이는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도서관과 같은 문화시설들은 공공시설로 지원돼야 한다”며 “모든 시민이 공공 공간에서 어울리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사진=성형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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