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연일 1,000명대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가운데 사망자도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요양 병원에서의 코호트(동일 집단) 격리를 해제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중 숨졌거나 사후 확진 판정을 받은 신규 사망자는 4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일 사망자(11명)와 비교하면 29명 더 많은 데다 역대 최다 수치다.
방역 당국은 지난 성탄절 연휴의 영향으로 사망신고가 지연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연일 두 자릿수에 달하는 사망자 수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사망 날짜를 보면 어제(28일) 사망한 사람이 13명, 27일 사망한 사람이 11명, 그 이전에 사망한 사람이 16명”이라며 “사망자 가운데 60대 2명, 70대 7명, 80대 18명, 90대가 13명”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요양 관련 시설에서 집단 발병이 잇따르면서 ‘고위험군’인 60대 이상 고령층 환자도 증가했기 때문에 앞으로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최근 발생한 사망자들은 감염병 전담 병원이나 의료 기관 등에서 속출하고 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날 신규 사망자 40명 가운데 사망 장소가 ‘요양 병원’으로 분류된 사망자는 5명이며 요양 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 다른 의료 기관 등으로 이송된 후 사망한 사례는 12명이었다.
인공호흡기와 인공심폐장치(에크모·ECMO) 등의 치료가 필요해 방역 당국이 ‘위중증’ 상태로 분류하는 코로나19 환자도 이날 0시 기준으로 330명에 달한다. 위중증 환자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는 것을 의미해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급증한 원인을 국내 요양 병원에 내려진 코호트 격리 조치에서 찾았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이날 “코호트 조치로 (확진자가 나온) 요양 병원에서는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상태가 악화하거나 사망하고 있다”며 “아직 확진되지 않은 (요양 병원) 직원이나 환자가 코호트 격리 중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코호트 격리는 결국 병상 부족에 기인하는 것이므로 정부는 환자들을 신속히 이송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전용 병원과 병상 확보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