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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앞둔 바이든에 '선빵' 날린 시진핑...中, EU와 투자협정

美 대중 포위망 와해 위한 포석 관측

유럽내 코로나 책임론 등 반중 정서 숙제

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22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화상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미국 조 바이든 시대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세계 패권을 두고 경쟁 중인 중국이 미국의 우방인 유럽연합(EU)과 결속을 강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달리 동맹 간 연대를 통해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려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전략을 무마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중국은 EU와 투자 협정 체결을 위해 지난 7년간 공들여왔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EU 회원국들을 압박해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기업 등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여 온 만큼 중국은 올해 EU와 투자 협정 체결을 계기로 미국의 포위망을 와해하는 시도에 나설 전망이다.

이번 협정은 유럽 기업이 중국에서 통신, 금융, 전기차 등 분야에서 전례 없는 시장 접근권을 얻는 게 골자다.

이는 유럽 기업들은 미국 기업보다 중국에서 더 유리한 투자 환경을 누릴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EU는 이미 높은 수준의 대외 투자 개방도를 유지하고 있어 이번 협정은 EU가 중국에서 투자 혜택을 더 누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중국으로선 표면적으로 손해일 수 있지만 바이든 차기 행정부가 출범을 앞둔 시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장사라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실제 스웨덴이 지난 10월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에 화웨이와 ZTE의 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결정을 내리는 등 일부 EU 회원국들은 미국의 대중국 압박에 동참하는 형국이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국은 이미 미국의 대중국 압박을 피하고자 미국의 동맹인 한국, 일본까지 포함한 14개국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체결했으며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에 대한 관심도 표명한 상황이다.

EU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심각한 경기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일환으로 ‘차이나 머니’를 앞세운 중국과 손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EU 내에서 ‘코로나19 중국 책임론’ 등 중국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은데다 중국과 EU 간의 깊은 유대감이 아닌 이해 관계를 따져 협상이 체결됐다는 점에서 공고한 연대는 쉽지 않다는 비관론도 팽배하다.

중국과 EU 간 투자협정은 EU 27개 회원국과 EU 의회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협정의 실제 체결, 내지는 시행까지는 최소 수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 EU 의회의 경우 강제노역 금지 등 노동자 보호를 위한 규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 과정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EU 동맹 강화를 추진하면서 중국의 코로나19 책임 공방을 제기하고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강행, 위구르족 인권 문제 등을 공론화할 경우 EU 의회 통과가 불발될 가능성도 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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