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겠다는 기업도 35%에 달했다. 신사업에 뛰어들겠다는 기업은 15.4%에 그쳤다. 기업들이 미래 성장 동력 확보보다 ‘방어 경영’에 급급한 모습이다. 정부 여당이 규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을 밀어붙인 것도 모자라 징벌 3법(중대재해기업처벌법·집단소송제법 제정안, 징벌적손해배상확대법) 입법화까지 추진하며 몰아세우고 있으니 기업들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투자를 확대할 여력이 있을 리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중대재해처벌법을 5일 국회 법사위 법안소위에서 논의한 뒤 8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태세다. 설문 조사에서도 기업들이 올해 경영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산업 경쟁력 약화(26.3%)에 이어 규제(24.6%)를 꼽았다. 절반 이상(54.6%) 기업이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규제 개혁이 가장 시급하다고 답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죽했으면 새해 벽두인 3일 경제 4단체가 상법과 공정거래법·노동조합법에 대해 몇 가지 사항만이라도 보완해달라고 읍소했겠는가.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기획재정부 시무식에서 “올해 위기 극복, 경기회복, 경제 반등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기재부는 올해 우리 경제가 3.2% 성장하는 등 반등할 것이라며 낙관적 전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설문 조사에서 기업 64%가 2%대 성장을 예상했다. 산업 현장에서는 정부 기대와 달리 ‘V자 반등’이 쉽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정부 여당이 경기 반등을 바란다면 규제 3법의 보완을 서두르고 중대재해처벌법을 재고하는 등 기업의 절규를 정책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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