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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코스피 3,000...빚투가 만든 거품 경계해야

코스피지수가 6일 사상 처음으로 장중 3,000포인트를 돌파한 끝에 전날보다 0.75% 하락한 2,968.21로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2007년 7월 25일 2,000포인트 고지에 올라선 후 금융 위기와 미중 무역 전쟁 등을 거치며 장기간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 지난해 초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1,439.43포인트까지 추락했던 코스피지수가 1년도 되지 않아 2배 이상 치고 올라온 것이다. 주가 상승의 배경에는 ‘동학 개미’로 표현되는 개인투자자들이 있다. 외환 위기와 금융 위기 등에서 증시의 ‘V자 반등’을 학습한 개인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기관투자가와 외국인 투자가가 내던진 주식을 쓸어담으며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개인은 올해에도 3거래일 동안 코스피시장에서만 3조 5,000억 원 가까운 순매수를 기록했다.

개인의 주식 투자는 전통적으로 부동산에 치우쳐 있던 가계의 자산 구조를 개선한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지난해 부동산 시장에 몰아친 광풍을 고려하면 개인의 주식 투자가 그나마 돈의 물꼬를 다른 곳으로 돌린 측면도 있다. 하지만 증시가 과잉 유동성에 의지해 실물과 괴리된 채 고평가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주가수익비율(PER)은 14배를 넘어 장기 평균(10배)과의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주가와 상관관계가 높은 수출을 감안하면 30% 이상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출·생산·소비·투자 등 어느 것 하나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증시 홀로 치고 올라갈 수는 없다. 지금의 주가를 만든 개인 자금의 상당 부분은 ‘빚투(빚내서 투자)’다. 개인의 신용 융자 잔액은 19조 3,000억 원으로 1년 전의 2배가 넘는다.

‘파티가 길어질수록 씻어야 할 접시도 많아진다’는 얘기가 있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과잉 유동성 잔치는 사상누각이어서 작은 충격에도 흔들리게 되고 결국 끝날 수밖에 없다. 금융 당국은 증권사 신용 융자 잔액의 급격한 증가 등 증시 과열을 막을 대책을 세우고 개인도 빚투를 자제하는 등 스스로 투자 관리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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