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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한남동, 부촌서 예술 핫 플레이스로

'거장들의 미술관 숲' 평창

추상미술 거장 김창열·윤명로 등

작가들 집이 미술관으로 탈바꿈

미술문화 복합공간도 완공 예정

'최신 트렌드의 거리' 한남

신흥 부유층 겨냥한 작품들 소개

나인원한남, 글로벌 작가 기획전

외국계화랑도 컬렉터 발굴 적극

'물방울화가' 김창열이 말년까지 살며 작업했던 평창동 자택은 종로구립 김창열미술관으로 새단장 해 이르면 올해 말 개관할 예정이다. /사진제공=가나문화재단




‘평창동 vs 한남동’

부촌으로 유명한 서울의 두 곳이 최근 예술 특구로 새삼 주목받고 있다. 미술이라는 큰 틀 아래 두 지역의 ‘색깔’은 확연히 갈린다. 평창동에서 근현대미술의 거장을 중심으로 미술관 조성 프로젝트가 가동했다면, 해외 미술의 트렌드와 부상하는 신진 작가를 빠르게 소개하는 한남동은 경쟁력 있는 갤러리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원로 추상화가 윤명로의 평창동 자택 겸 작업실을 종로구립 미술관으로 추진하려는 계획이 추진 중이다. /사진제공=가나문화재단




◇거장의 미술관으로 숲을 이루는 평창동

지난 5일 작고한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김창열(1929~2021) 화백이 작업하며 살았던 평창동 자택이 종로구립 김창열기념미술관으로 새 단장해 이르면 올해 말 개관할 예정이다. 바로 옆인 자연주의 기반의 추상미술가 윤명로(85)의 집, 조금 떨어진 1세대 아방가르드 예술가 김구림(85)의 집도 미술관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잰걸음을 하고 있다. 평창동과 맞붙은 구기동에는 '단색화'의 거장으로 불리는 박서보(90) 미술관을 지을 대규모 부지가 확보됐다. 원로 조각가 최종태(89), 한국 현대판화의 선구자 이항성(1919~1997) 등의 미술관 건립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서울시가 짓고 있는 대규모 ‘평창동 미술문화 복합공간’이 완공되면 인근의 서울미술관·화정박물관·가나아트센터와 서울옥션·토탈미술관·김종영미술관을 잇는 국내 최대의 밀도 높은 ‘아트 밸리’가 조성될 전망이다.

이 지역 예술 특구의 구심점은 2013년 지역의 문화인들이 주축을 이뤄 자생적으로 생겨난 ‘자문밖문화포럼’이다. 여기에 김영종 종로구청장과 가나문화재단이 힘을 더했다. ‘자문밖'은 자하문(紫霞門)이라 불린 창의문 밖 부암·구기·홍지·평창동 지역을 아우른다.

22일 개막하는 '자문밖 미술관 프로젝트'에 김창열이 마지막까지 공들인 대형 유작 등이 최초로 선보인다. /조상인기자


22일 개막하는 '자문밖 미술관프로젝트' 전시에 김구림, 윤명로, 하종현, 최종태 등 원로 작가들의 대표작이 선보인다. /조상인기자


22일 개막하는 '자문밖 미술관프로젝트'에 원로작가 심문섭의 대표작들이 선보였다. /조상인기자


오는 22일부터는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전관 전시로 ‘자문관 미술관 프로젝트’를 제목으로 내세운 기획전도 열린다. 1부 전시에 참여하는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을 비롯해 유영국·김봉태·김병기·심문섭·이종상·하종현 등 원로 작가는 평창동과의 인연, 이곳에 미술관 건립을 추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2부 전시의 고영훈·박영남·박항률·안규철·이수경·이원희·임옥상·최영욱 등도 이 지역 주민이다. 전시는 중장기 사업으로 진행될 ‘자문밖 미술관 프로젝트’의 대표 작가군을 소개하는 자리로, 작가나 유족이 직접 선정한 대표작 3~5점과 함께 화업 전반을 소개하는 영상 자료 등을 선보인다. 가나문화재단 측은 "예술가의 자택이나 아뜰리에(작업실)를 문화유산으로 활용하고, 종로구 구유지에 한국 근현대 화단을 대표하는 거장들의 미술관을 설립하는 방식을 통해 이 지역을 예술 테마의 세계적 명소로 발전시키고자 한다”면서 “앞으로도 종로구와 작가 간 협약 체결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남구 청담동에서 용산구 한남동으로 이전 개관한 BHAK가 진행중인 일본의 젊은작가 이쿠 하라다의 개인전 전경. /사진제공=BHAK




◇국제 미술계 최신 트렌드 만나는 한남동

청담동 명품 거리를 수십 년 지켜 온 터줏대감 박영덕화랑이 지난해 말 용산구 한남동으로 이전해 ‘BHAK’라는 이름으로 잇따라 기획전을 열고 있다. 인근 이태원 소월로에는 역시나 강남을 대표하는 중견 화랑인 박여숙화랑이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4월에는 ‘가나아트 나인원’이 문을 열었다. 평창동에 뿌리를 둔 가나아트는 2018년 ‘사운즈한남’에 분관을 낸 데 이어 ‘나인원한남’을 개관해 해외 미술계의 최신 경향을 발빠르게 소개한다. 글로벌 아트마켓에서 급부상 중인 작가들만 모아 기획한 ‘리플렉션(Reflections)’ 전시는 매번 '완판'을 거둔 것으로 소문 나 있다.

두터워진 ‘한남동 아트 밸리’의 또 하나의 축은 외국계 화랑이다. 세계 최정상급인 페이스갤러리의 서울 분관은 기존의 미술 컬렉터 뿐만 아니라 젊은 신규 컬렉터를 발굴하는 등 국내 시장에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VSF갤러리도 한남동에 분관을 냈다.

가나아트가 해외 미술계의 동향을 발빠르게 소개하고자 정기 기획전으로 열고 있는 '리플렉션(Reflections)'은 신흥 컬렉터층의 인기 속에 '솔드아웃'으로 유명하다. /사진제공=가나아트갤러리


이처럼 한남동에 갤러리들이 몰리는 이유는 강남-북을 잇는 교통의 요지인 데다 구매력 있는 수요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신흥 부유층을 겨냥해 해외 미술, 최신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경향을 보인다. 삼성미술관 리움과 대림미술관 디뮤지엄이 미술 애호가들의 성지로서 유동성을 확보해 준 것도 한몫 했다. 김달진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장은 “평창동 지역은 자생적으로 시작돼 수 년째 확장 중인 자문밖문화포럼과 그 일환인 미술관 프로젝트가 지역민과 ‘동행’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면서 “최근 리움의 재개관 소식이 호재인 한남동은 글로벌 트렌드에 민감하면서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신흥 컬렉터, 예술을 삶 속에 흡수한 젊은 애호가들이 선호하는 곳”이라고 전했다.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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