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개방형 통합 경선’ 제안을 외면하고 당내 예비 후보만을 대상으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 절차를 진행한다. 안 대표는 본경선에서 당 내외 후보가 한꺼번에 겨루는 단일화 방식을 제안한 반면 국민의힘은 당내 서울시장 후보가 한 명으로 좁혀진 뒤 단일화 절차를 밟겠다는 방침이다.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은 21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오는 26일까지 예비 경선 절차를 그대로 진행해 본경선에 올라갈 4명의 후보를 뽑는다”고 밝혔다. 이어 “예비 경선이든 본경선이든 책임 당원이 아니면 참여할 수 없다”며 당 외 인사의 본경선 참여는 불가하다고 못을 박았다. 예정대로 예비 경선을 마치고 독자적인 본경선 준비에 돌입하겠다는 것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비상 대책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정치에도 일정한 상식이 있는 것”이라며 안 대표의 통합 경선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정치 도의에, 상식에 맞는 얘기냐”며 “국민의힘은 내년 대선까지 준비해야 하는 정당”이라고 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이 대중정당으로 거듭날 기회를 준 것’이라고 한 안 대표의 발언에 대해 “국민의힘이 알아서 할 일이지 안 대표가 이러고저러고 얘기할 성격이 아니다”라고 쏘아붙였다.
전날 안 대표는 “저는 공당의 대표”라며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또 국민의힘을 향해 “정말 중요한 건 저를 이기는 게 아니라 문재인 정권과 싸워 이기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정치권에서는 양당이 각자 유리한 단일화 구도를 만들려는 힘 겨루기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본경선에서부터 통합 경선을 하면 우리 당 후보들 표가 분산돼 안 대표에게 유리하다. 반면 국민의힘 후보가 안 대표와 1 대 1로 경쟁하면 승산이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의 김재원 전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안 대표는 장외에서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자를 선출하자는 주장”이라고 꼬집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 마감일이 3월 19일인 가운데 두 정당의 탐색전은 3월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혜린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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