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본토의 자금이 올해 홍콩 증시로 대거 몰리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21일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올해 홍콩 증시에서 사들인 주식 순매수액은 270억 달러(약 29조 6,514억 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작년 1년치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홍콩 증시 투자 열기는 신규 증권계좌 추이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도 감지된다. TF 인터내셔널증권의 경우 지난주 홍콩 주식 매매를 위한 신규 증권계좌 신청 건수가 50% 늘었다고 이 회사 중국 선전(深?) 근무자는 전했다. 중국인들이 많이 쓰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에서 '홍콩 주식'과 관련된 키워드 검색건수는 지난 19일 630만 건에 달했는데, 이는 작년말의 7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처럼 중국 본토의 자금이 홍콩 증시로 밀려오면서 항셍지수는 올해 10%나 올라 세계 증시의 흐름을 보여주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세계 지수와 비교할 때 3배 수준의 성과를 보였다. 항셍지수의 이런 상승률은 1월 같은 기간 기준으로 198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결국 항셍지수는 이날 장중 30,000선을 돌파했다. 2019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중국 당국의 해외 주식 투자 통제와 위안화 강세 흐름 속에서 중국 본토 주식보다 홍콩 주식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졌다는 평가 등이 본토 자금의 홍콩 증시 유입 요인으로 거론된다. 광저우 '스노우볼 웰스'의 리창민 이사는 "홍콩증시의 주가는 늘 저렴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중국 3대 통신사에 대한 투자금지 조치를 취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해당 주식을 투매하자 저가 매수를 노린 중국 본토의 투자자금이 한층 더 홍콩으로 빠르게 유입되는 계기도 됐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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