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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박 전 시장의 성희롱은 사실···서울시, 피해자 보호 대책 마련해야"

인권위 전원위, '박 전 시장 성추행 직권조사 결과 보고서' 의결

서울시·여가부 등에 성비위 조사 기구 설치 등 피해 방지 대책 권고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25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전원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인권위는 전 서울시장 성희롱 등 직권조사 결과 보고를 의결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했다./사진공동취재단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등을 조사해온 국가인권위원회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은 사실이라고 결론지었다.

25일 인권위는 이날 전원위원회에서 ‘전 서울시장 성희롱 등 직권조사 결과보고’의 건을 심의하고 직권조사단의 보고서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의 조사 요청으로 지난해 8월부터 직권조사단을 꾸려 사건을 조사해왔다. 조사단은 서울시청 시장실과 비서실 현장 조사, 두 차례의 피해자 면담, 51명의 서울시 전?현직 직원 등에 대한 참고인 조사, 서울시·경찰·검찰·청와대·여가부가 제출한 자료와 피해자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감정 자료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는 이날 박 시장의 언동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늦은 밤 시간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메시지와 사진, 이모티콘을 보내고, 집무실에서 네일아트한 손톱과 손을 만졌다는 피해자의 주장은 사실로 인정 가능하다"며 "이 같은 행위는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적 언동으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서울시 비서관이 지난해 4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를 성폭행한 사건에 대해서도 서울시의 피해자 보호조치가 미흡했다고 봤다. 인권위는 "피해자가 ‘4월 사건’에 대한 조사요구와 함께 2차 피해에 대한 조치를 요청했음에도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이 같은 서울시의 행위가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반면 서울시의 성희롱에 대한 묵인·방조 여부에 대해선 피해자의 전보 요청은 사실로 판단하면서도 서울시 직원들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때문이라고 판단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를 찾기 어렵다고 전했다. 피소 사실 유출 건에 대해서도 참고인들이 조사에 불응하는 등 한계가 있어 유출 경위를 파악하지 못했다.

인권위는 서울시에 ▲사건 피해자에 대한 보호 방안 및 2차 피해에 대한 대책 마련 ▲성역할 고정관념에 기반한 비서실 업무 관행 개선 ▲성희롱·성폭력 예방 및 구제 제도 개선 등을 권고했다. 또한 여성가족부장관에게 지자체장의 성희롱?성폭력을 독립적이고 전문성을 갖춘 기구에서 조사·처리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 등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젠더정책을 실천하려 했기에 박 전시장의 피소 사실은 그 자체로 충격이었다"며 "성희롱을 바라보는 관점을 ‘성적 언동의 수위나 빈도’에서 ‘고용환경에 미치는 영향’으로, ‘거부의사 표시’ 여부가 아니라 ‘권력 관계의 문제’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권위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에 대한 진상 조사는 여러 부침을 겪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7월 자체 조사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으나 피해자 측이 이를 거부하며 구성 방침을 철회했다. 지난해 9월에는 김주명·오성규 전 서울시 비서실장이 최 위원장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인권위 조사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관련 의혹을 풀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5개월 간 수사를 벌인 경찰은 지난해 12월 직접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성추행 의혹을 풀지 못한 채 수사를 마무리했으며, 검찰도 피소 유출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박 전 시장이 사망 전 피소를 의식한 듯한 발언을 한 것 사실로 밝혀냈지만 실제 성추행 여부는 규명하지 못했다.

지난해 7월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관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가 박원순 시장이 고소인에게 보낸 것이라며 비밀대화방 초대문자를 공개하고 있다./연합뉴스지난해 7월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관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가 박원순 시장이 고소인에게 보낸 것이라며 비밀대화방 초대문자를 공개하고 있다./연합뉴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은 지난 14일 법원의 판단으로 처음 인정됐다. 법원은 피해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전 서울시장 비서실 직원의 1심 선고에서 “피해자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법원이 판단에 참고한 자료는 피해자가 인권위에 제출한 것과 동일한 알려졌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는 이날 서울시장위력폭력사건 공동행동이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마지막 희망은 인권위의 직권조사 결과 발표”라며 “침해 받은 인권에 대해 확인을 받는 것이 2차 가해 속에 피 말라가는 심신을 소생 시킬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인권위 전원위에는 최영애 위원장과 상임위원 3명, 이준일 비상임위원을 제외한 비상임위원 5명 등 총 9명이 참석했다.

/한민구 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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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한민구 기자 1min9@sedaily.com
칼 세이건이 책 ‘코스모스’를 쓰고 아내에게 남긴 헌사입니다. 당신과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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