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석유업체 엑손모빌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앞으로 5년간 30억 달러(약 3조 3,5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저탄소 솔루션’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사업 조직을 통해 이같이 투자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6년 수준의 15~20%까지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엑손모빌이 연간 자본 지출의 약 3~4%를 투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엑손모빌의 ‘저탄소 솔루션’은 현재 미국 텍사스와 네덜란드, 싱가포르, 카타르 등 세계 각지에서 20개의 탄소 포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엑손모빌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시설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미 걸프 연안의 지하 동굴이나 북해 연안의 가스 유전에 저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NYT는 엑손모빌의 이번 계획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적극적인 환경 정책을 예고한 가운데 나왔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연방정부 소유 토지와 수역에서 석유와 가스 시추를 위한 임차를 동결하고, 2030년까지 연안 풍력발전을 두 배 증가시킨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또 백악관에 국내 기후변화 정책을 담당하는 직책을 신설하겠다고도 약속하며 기후위기 대처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엑손모빌은 지난달 6일 2019년 연료연소 배출량을 사상 처음으로 공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19년 엑손모빌이 제품 판매 활동을 통해 발생시킨 탄소는 7억 3,000만톤에 달한다. 로열더치셸(6억 9,400만톤)과 BP(3억 5,700만톤) 등에 비해 월등히 많은 수치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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