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0대 국회의원 시절 ‘병가’를 낸 후 국회 본회의에 불참하고 유럽 가족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7일 드러났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회 사무처에서 제출받은 20대 국회 본회의 상임위 불출석 현황 자료를 보면 황 후보자는 2016~2021년에 총 17회 본회의에 불참했다. 사유를 적어낸 경우는 12번인데 이 가운데 8번이 ‘일신상의 사유(병가)’였다.
특히 최 의원실이 황 후보자와 배우자·자녀의 출입국 기록을 분석한 결과 일부 병가 시기와 해외 출국 시기가 겹쳤다. 최 의원실에 따르면 황 후보자가 병가를 제출하고 본회의에 불출석했던 2017년 7월 20일 가족이 동시에 스페인으로 출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국회에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열렸으나 민주당 의원 26명이 본회의에 출석하지 않아 ‘정족수 부족 사태’가 발생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당시 표결 전 집단 퇴장했던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회의장에 복귀하면서 정족수가 충족됐고, 추경안은 통과될 수 있었다. 정부 여당이 민생을 위해 추진하는 추경안 처리에 힘을 쓰는 시기에 황 후보자는 병가를 쓰고 유럽 여행을 다녀온 것이다.
또 황 후보자는 2017년 3월에도 본회의에 불출석하고 미국에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출장 기간에 열린 본회의 두 차례에 걸쳐 황 후보자는 모두 병가를 제출했다.
황 후보자 측은 이날 스페인으로 가족 여행을 다녀온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휴가·출장 등에 병가를 제출한 이유에 대해서는 “근무 경력이 짧은 비서진이 사유를 적어낼 때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황 후보자는 그동안 국회의원 본연의 책무를 등한시하면서 국민의 세금으로 정승처럼 생활한 것은 아닌지, 스스로가 장관의 자격이 있는지 되돌아보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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