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소울’의 누적 관객이 100만을 넘어서는 등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조금씩 늘고 있는 가운데 이 달 말까지 오랜 영화 팬들의 추억을 소환하는 작품이 잇따라 개봉, 극장 분위기 살리기에 동참한다. 1990년 대 말 ‘비포 선라이즈’로 유럽에서의 하루를 꿈 꾸게 했던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이 주인공들의 이어지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겨울이면 생각나는 영화 ‘러브 레터’의 이와이 슌지 감독이 또 한 편의 첫사랑 영화를 선보인다.
오는 18일 개봉하는 ‘비포 미드나잇’은 ‘비포 시리즈’ 3부작의 마지막 편이다. 감독은 물론 주연 배우,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가 그대로 등장해 40대가 된 제시와 셀린느의 삶을 연기한다. 전편 ‘비포 선라이즈’와 ‘비포 선셋’에서와 마찬가지로 제시와 셀린느는 함께 길을 걸으며 대화를 거듭하고 그 과정에서 서로의 삶을 공유한다.
“영화는 지나가는 것들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울하진 않다. 그들은 20대를 살았듯이 40대를 살고 있는 것”이라는 줄리 델피의 말처럼 영화는 한 단계 더 성숙해진 주인공들의 가치관을 관객들과 공유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잘 지내고 계시나요?”라는 주인공의 애절한 외침을 많은 이의 가슴에 울리게 했던 영화 ‘러브 레터’의 이와이 슌지 감독은 새로운 편지 한 통을 한국 관객들에게 내민다. SNS 짧은 글이 대세인 시대, 어느덧 편지는 낯선 소재가 됐지만 감독은 편지만이 전할 수 있는 감성과 미학을 신작 ‘라스트 레터’에서 보여준다.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히로세 스즈가 모두가 그리워하는 첫사랑 ‘미사키’를 맡았고, 러브 레터의 주인공 나카야마 미호가 깜짝 등장한다.
사랑 이야기는 아니지만 전 세대가 유년기를 추억하며 즐길 수 있는 영화도 개봉을 준비 중이다. 영화사 최고의 앙숙이자 슬랩스틱 코미디의 전설이라 할 수 있는 ‘톰과 제리’가 실사 애니메이션 영화로 오는 24일 찾아온다. 1940년 탄생한 ‘톰과 제리’는 국내에서는 1972년 ‘이겨라 깐돌이’라는 제목으로 첫 방영됐고, 1981년부터는 원제목으로 방송됐었다. 신작은 라이브 액션과 CG 애니메이션이 한 데 어우러진 형식으로, 클로이 모레츠, 마이클 페냐, 켄 정 등의 배우들이 톰과 제리 이야기를 새롭게 풀어냈다.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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