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외국 투자 모범생’으로 대접받던 미국 테슬라가 돌연 중국 당국에 불려가 공개 질책을 받았다. 중국 전기차 시장이 급팽창하는 가운데 테슬라가 ‘토사구팽’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지난 8일 늦은 밤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5개 부처가 테슬라에 대해 ‘웨탄’을 진행했다”고 공개했다. 시장총국은 공고에서 개별 사례는 언급하지 않은 채 “최근 소비자들이 차량 급발진, 배터리 발화 등의 문제에 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며 “테슬라 측에 중국 법규를 엄격히 준수하고 내부 관리를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문맥으로 봐서는 중국이 테슬라의 자국 내 사업 행태에 대해 강한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에서 ‘웨탄’은 정부 기관이 감독 대상 관계자들을 불러 공개적으로 질타하고 요구 사항을 전달하는 것으로 일종의 ‘군기 잡기’ 성격을 띤다.
테슬라 측은 이에 대해 9일 “정부의 지도를 성실하게 받아들이겠다”며 “회사의 경영 과정에서 부족했던 점들을 깊이 반성하고 내부 통제를 전면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바짝 엎드렸다.
앞서 알리바바의 앤트그룹이 웨탄된 후 상장 중단 등 각종 규제를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테슬라에 대한 경우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의 테슬라에 대한 태도 변화 시점 때문이다. 미중 간 기술 전쟁 속에서 중국이 자국 전기차 산업 육성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가운데 웨이라이 등 중국 토종 전기차 업체들이 본격적인 양산 단계에 들어갔다. 이제는 테슬라가 없어도 된다는 이야기다.
이와 함께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해 “매우 영리하고 터프(tough)하다”면서도 “그는 민주주의적인 구석은 하나도 없다. 비판이 아니라 단지 현실이 그렇다는 의미”라고 말해 심기를 건드렸다는 지적도 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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