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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원자재發 인플레 신호…긴축 발작 방파제 쌓아야


원자재 가격 급등세로 인플레이션 전조가 보이는 것은 경기 침체 이상으로 위험한 신호다. 코로나19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각국이 푼 돈은 최근 원자재 시장에 무섭게 흘러가고 있다. 철광석은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달했고 구리도 2013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원유 가격은 지난해 4월보다 3배가량 폭등했다.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슈퍼 사이클’이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자재와 곡물 가격의 동반 상승으로 생활물가가 뛰어오르고 중소 제조 업체들의 채산성은 악화되고 있다.

최근 시장 상황은 추세적 상승 국면을 뜻하는 인플레이션의 초입 단계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8일 팬데믹 이후 처음 2%를 넘어섰다. 시장에 인플레이션의 그림자가 드리울 경우 각국의 중앙은행이 인내심을 갖기는 쉽지 않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유동성 흡수를 통해 긴축의 신호를 나타냈다. 미국은 양적 완화의 방향을 바꿀 조짐이 보이지 않지만 조기 긴축의 확률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돈줄 조이기가 시작되면 우리 역시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 시장이 교란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회복 과정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경기는 침체인데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처한다면 해법 찾기는 더욱 힘들어진다.

정부는 원자재 값 상승을 큰 틀에서 바라보면서 처방전을 찾아야 한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팽창한 유동성을 거둬들이려다 ‘긴축 발작(taper tantrum)’을 일으킨 2013년의 악몽이 재연될 경우 기초 체력이 취약한 우리 경제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재정지출에만 기댄 땜질식 부양책이 아니라 금융과 실물 전반에서 긴축 파고에 견딜 수 있는 복합 방파제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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