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커진 밸류에이션 부담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상승하면서 또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다만 30개 초우량 기업들이 모인 다우지수는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전장보다 7.1포인트(0.02%) 하락한 31,430.7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5포인트(0.17%) 오른 3,916.3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3.24포인트(0.38%) 상승한 14,025.77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S&P500과 나스닥은 또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시장은 미국 실업 지표와 신규 부양책 논의, 기업 실적 등을 주시했다.
미국의 고용 회복세는 여전히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1만9000명 줄어든 79만3,000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 76만 명을 웃돌았다.
고용시장이 여전히 어려움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증시가 크게 불안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고용 부진은 새로운 부양책의 필요성을 부각시킬 것이란 관측이 확산된 때문으로 해석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은 관련 세부 법안의 윤곽을 공개하는 등 입법 절차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달 말까지 하원에서 부양안이 통과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부양책의 실업급여 추가 지원이 종료되는 3월 중순 전에는 새로운 부양책이 최종 가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완화적 통화정책이 지속할 것이란 기대도 증시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전일 강연에서 인내심 있게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올해 테이퍼링(채권매입 축소)이 단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섣불리 완화정책을 철회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기업 실적이 시장 예상보다 훨씬 양호한 점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이날까지 실적을 공개한 S&P500 기업 중 80% 이상은 예상을 상회하는 순익을 거뒀다.
다만 이런 요인들을 반영해 주요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만큼 레벨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주가가 또 한 번 탄력적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경제 개선의 실질적 증거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규모 부양책 등으로 미 국채 금리가 큰 폭 오르면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꾸준하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1조9,000억 달러의 추가 부양책을 제외하더라도 2021 회계연도 재정적자가 2조3,00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장 마감 직전에는 미 정부가 총 2억 도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추가 구매를 확정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해당 계약을 추가할 경우 미국이 현재까지 확보한 코로나19 백신은 3억 명을 접종할 수 있는 6억 도즈에 달한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1.09% 오르며 장을 지지했다. 에너지는 1.52% 내렸다. 증시 전문가들은 추가 재료를 탐색하면서 숨 고르기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월가의 한 관계자는 "시장은 이제 어디로 갈 것인지를 탐색하고 있다. 재정과 통화 부양책은 시장에 반영된 것 같고, 앞으로는 광범위한 경제 회복과 더 넓은 경제 재개, 백신 보급의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3.37% 하락한 21.25를 기록했다.
/김영필 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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