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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K드라마, 올 성적표 이들에 달렸다

'텐트폴 드라마' 글로벌 안방 공략


지난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와중에도 ‘K드라마’의 인기를 실감한 한 해였다. ‘스위트홈’이 장기간 전 세계 넷플릭스 인기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고 ‘킹덤’ 시즌2가 뉴욕타임스(NYT) 선정 인터내셔널 드라마 연말 결산에 포함되는 등 예전에는 상상하지 못한 수준으로 한국 드라마의 세계적 위상이 높아졌다. ‘사랑의 불시착’은 한일 관계가 꽁꽁 얼어붙은 와중에도 일본 내 한류 열풍을 재점화했고, 동남아시아 각국에서는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전 세계를 무대 삼아 몸집을 키운 K드라마의 움직임은 올해도 활발하다. 당장 이번 주부터는 tvN ‘빈센조’, JTBC ‘시지프스: The myth’ 등 제작비 투자액이 100억 원을 넘는 이른바 ‘텐트폴’(대작 드라마) 두 편이 나란히 방영을 시작하며 주목을 끌고 있다. 올해 내내 대규모 제작비를 들인 드라마들의 공개가 줄줄이 예고된 가운데 이들 작품의 성과가 올해 K드라마의 흥행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JTBC ‘시지프서:The Myth’ 한 장면. /사진제공=JTBC


JTBC '시지프스'

조승우·박신혜 출연 타임슬립극

판타지 소재답게 비주얼로 승부

17일 첫 방송을 하는 ‘시지프스’는 천재 공학자 한태술(조승우 분)과 미래에서 온 구원자 강서해(박신혜 분)가 세상을 구하기 위해 현재와 미래를 오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는 판타지 미스터리물이다. 제작진은 시공간을 이동하는 과정을 비롯해 디스토피아적 미래의 모습 등을 혁신적인 비주얼로 구현했다고 전했다. ‘푸른 바다의 전설’, ‘주군의 태양’ 등을 만든 진혁 감독의 장르물 도전에 대한 기대감에 더해 JTBC 드라마 중 처음으로 200억 원대 제작비를 투자한 대작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끄는 작품이다.

tvN '빈센조'

'열혈사제' 히트작가 박재범 신작

한류스타 송중기 출연 '악당 응징'

오는 20일 시작하는 tvN ‘빈센조’는 조직의 배신으로 한국으로 오게 된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 빈센조 까사노(송중기 분)가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에서 악당의 방식으로 악을 응징하는 이야기다. 역시 제작비 200억 원을 투자한 대작으로, 송중기가 주연으로 출연하고 ‘열혈사제’, ‘김과장’, ‘굿닥터’ 등 히트작을 쓴 박재범 작가의 신작이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영화 ‘승리호’에서 열연한 송중기가 드라마에서도 여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드라마 연출을 맡은 김희원 PD는 지난 15일 제작발표회에서 “스케일을 보여드리는데 집중하려고 촬영 콘셉트, 미장센에 신경을 쓰면서 진행하고 있다”며 “보실 때 눈이 즐거운 작품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tvN ‘빈센조’. /사진제공=CJ ENM


두 작품은 올해 잇따라 공개될 텐트폴 드라마들의 신호탄 격이다. 현재 이들 외에도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드라마들이 OTT 등을 통한 해외 수출을 염두에 두고 제작되고 있어, 이들 대작의 성공 여부가 올해 세계 시장에서 K드라마의 성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방송산업실태조사를 보면 지난 2019년 드라마 수출액은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을 다 합쳐 2억7,327만달러로 2016년 대비 약 35.7% 늘었다. 지난해 수출액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스위트홈’, ‘킹덤’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뿐 아니라 다양한 드라마들이 해외에서 사랑 받은 점을 고려하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을 것으로 예상된다.

tvn '지리산'

전지현·주지훈 주연 300억 대작

사전 공개 스틸컷으로 관심 집중

하반기 tvN에서 방영 예정인 ‘지리산’은 지리산을 배경으로 산을 오르며 조난자를 구조하는 국립공원 레인저들의 이야기를 다룬 미스터리물로, 제작비 약 300억 원이 투입된다. 전지현, 주지훈 등 한류 스타들의 캐스팅과 ‘시그널’, ‘킹덤’의 김은희 작가, 최근 ‘스위트홈’으로 주가를 높인 이응복 감독의 만남으로 화제가 됐다. 사전 공개된 스틸 컷 몇 장 만으로도 안팎의 기대감이 높다. 국내에선 tvN을 통해 방영되며 전 세계적으로는 글로벌 OTT 아이치이(iQIYI)인터내셔날을 통해 소개된다.

tvN ‘지리산’의 스틸컷. /사진제공=CJ ENM


MBC와 OTT 웨이브가 150억 원을 투자한 12부작 ‘검은 태양’은 국정원 현장 요원이 실종됐다 돌아온 후 자신을 나락으로 빠트린 배신자를 찾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2018년 MBC 드라마 극본 공모전 수상작으로 한국형 첩보액션 블록버스터를 표방하며, ‘김과장’, ‘스토브리그’의 배우 남궁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하자 있는 초능력자’가 등장하는 한국형 히어로물인 SBS ‘더 비-팀’(The B-Team)도 올해 공개될 예정이다.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의 강은경 작가와 유인식 PD가 다시 뭉친다. 극본은 영화 ‘극한직업’을 각색한 허다중 작가가 맡았다. 제작사인 스튜디오S의 한정환 대표는 “또 다른 한국형 히어로물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편성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제작 추진 중인 작품들도 있다. 키이스트는 400억 원을 투자해 우주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를 제작한다고 밝혔으며, 스튜디오앤뉴는 강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한국형 히어로물 ‘무빙’을 준비 중인데 제작비가 약 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해진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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