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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인사는 '트리거'였을 뿐…신현수 사의 배경은 靑 내부 ‘기울어진 운동장’(종합)

과도한 검찰개혁 속도전 경계하고

민정수석실 역할 되찾고자 했으나

여권 지도부 靑 정무 등 벽에 부딪혀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신현수 민정수석의 모습/연합뉴스




“검찰 인사는 ‘트리거’가 됐을 뿐이다. 신현수 민정수석의 사의 이면에는 여당과 청와대 정무수석실 등에 일방적으로 기울여져 있는 현재의 권력 역학구도가 있다” (사정기관 관계자)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밀어붙이고 문재인 대통령이 재가한 검찰 고위급 인사안에 대한 반발로 사의를 표명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행보를 두고 정치권의 갖가지 추측이 18일에도 이어졌다.

여권과 법조계 관계자들을 말을 종합하면 신 수석의 이번 사의 표명에는 검찰 고위급 인사 이전부터 누적된 갈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 출신인 김조원-김종호 전 민정수석 체제에서 유명무실해진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역할을 신 수석은 바로잡고자 했으나, 선거를 앞두고 여당과 청와대 정무수석실 등의 입깁이 점점 거세지자 결국 한계를 느꼈다는 관측이다.

신 수석은 특히 여당이 추진하는 중대범죄수사청 등 검찰개혁의 과도한 속도전을 경계하고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 운영도 지금의 방식으로는 문제가 있다고 직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주장해온 청와대 특별감찰관 임명을 신 수석이 추진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사정기관의 한 관계자는 “신 수석은 국정원 기조실장 시절에도 물밑에서 잡음없이 개혁을 이끄는 리더십으로 인정을 받았다”면서 “문 대통령과 여권의 검찰 개혁 또한 이같은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으나 검찰 고위급 인사에서마저 배제당하자 본인이 설 공간을 잃은 것 같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신 수석이 이틀 간의 휴가원을 제출하고 ‘숙고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신 수석이 오늘 아침 출근해서 이틀 동안 휴가원을 냈고 처리됐다”면서 “월요일에 출근해 무슨 말씀이 계시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숙고하시고 본래 모습으로 복귀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신 수석은 설 연휴 때부터 시작해 수차례 사의를 표명했으나 문 대통령이 거듭 반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신 수석의 사의 의지는 여전히 완고하다고 한다.

청와대는 이번 사태가 문 대통령의 리더십 논란으로까지 확산하는 것을 방지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민감한 인사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이틀 연속 이례적인 백브리핑을 자처한 것도 이번 사태를 대하는 위기감을 방증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7회 국무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럼에도 불구, 신 수석이 끝내 물러날 경우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말 ‘추-윤 사태’에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한 후 비서실장과 민정수석 등을 전격 교체하며 국정 쇄신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신 수석이 임명된지 두달도 안돼 물러날 경우 지난 연말 청와대 개편의 취지가 송두리째 퇴색될 수 있다. 여권 관계자는 “신 수석 퇴진은 문 대통령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선거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 수석이 문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인 도리로 적어도 4월 재보궐선거 전까지는 청와대에 남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청와대가 신 수석의 ‘숙고의 시간’을 공개한 것도 신 수석에게 돌아올 명분을 주기 위함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법무부가 금명간 검찰 중간 간부 인사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이번 인사에서 신 수석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느냐도 신 수석 거취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윤홍우 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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