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교체설이 돌던 허종만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의장의 86번째 생일을 맞아 축하 전문을 보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자 신문 1면에 김정은이 허 의장 앞으로 “의장 동지의 생일 86돌을 맞으며 열렬한 축하와 뜨거운 동지적 인사를 보낸다”는 내용의 축전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고결한 충의지심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며 “의장 동지는 조국이 가장 큰 고난을 겪던 시기에 재일조선인 운동의 중하를 떠맡아 안고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애국 유산인 총련을 견결히 수호한 참다운 해외혁명가의 귀감”이라고 치켜세웠다.
김정은은 이어 “당은 총련과 재일조선인 운동 발전 행로에 역력히 새겨져 있는 의장 동지의 특출한 공적에 대해 높이 평가하며 언제나 잊지 않고 있다”며 “24년 전 그때 그 정력으로 귀중한 우리 총련을 위해, 사랑하는 재일동포들을 위해 더 용진해주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1990년대 중후반 김정일 정권의 ‘고난의 행군’ 시기 허 의장이 책임부의장으로 있던 조총련이 북한을 경제적으로 지원한 것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허 의장은 1993년 책임부의장에 임명된 이래 1995년 당 창건 50주년, 1998년 김일성 생일, 2000년 당 창건 55주년, 2002년 김정일 생일 등을 맞아 여러 차례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다. 이 과정에서 북한에 대북지원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은 지난 2015년에도 허 의장에게 80세 생일 축전을 보냈다. 지난해에는 85세 생일 축하와 함께 ‘노력영웅’ 칭호와 금메달, 국가훈장 1급을 수여했다. 노력영웅 칭호는 비군사적이거나 민간 영역에서 공을 세운 인사들에게 주어지는 가장 높은 상이다.
올해는 80세, 85세처럼 꺾기는 해가 아님에도 허 의장에게 생일 축전을 보내 눈길을 끌었다. 허 의장은 최근 병세가 악화돼 그의 후계자로 박구호 제1부의장이 발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축전이 허 의장의 재신임을 뜻하는지, 건강 악화를 염두에 둔 것인지 해석이 분분한 상태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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