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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까지 너도나도 ‘GTX 역 놔달라’…양주 올 집값 7.8%급등

■ 서울시도 GTX역 3곳 신설 요청…지자체마다 유치전 가열

A노선 창릉역 신설 발표하자마자 일대 아파트 2억 뛰어 거래

구리·의왕·김포 등 이어 서울도 광화문·왕십리에 신설 추진

수용땐 사업 지연·집값 요동…국토부 "아직 검토 단계 아니다"





# 수도권 광역 급행철도(GTX)-C 노선이 정차하는 경기도 양주.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올해 들어 2월 중순까지 양주 아파트 값은 무려 7.87% 올랐다. 지난해 이 지역 아파트 값 상승률이 4.19%인 점을 감안하면 폭등 수준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GTX 창릉역이 들어서는 주변 아파트 값은 단기간에 수억 원 올랐다. 현재 수도권의 여러 지자체들이 앞다퉈 GTX 추가 역 신설 및 연장을 추진하고 있는데 주변 주택 시장이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GTX 추가 역 신설 및 연장에 서울시도 가세했다. 서울시가 A·B·C 각 노선별로 도심 내 정거장 신설을 추진하고 나섰다. 이미 구리시·안양시·의왕시·동두천시 등 여러 지자체가 3개 노선 추가 역 정차 및 연장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곧 발표될 GTX-D 노선을 놓고는 김포시와 인천시 등 지자체들이 유치에 사활을 건 상태다. 이들 지자체들은 저마다 GTX 유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가 역 신설 및 연장이 ‘인구 분산과 급행철도’라는 GTX 본연의 목표를 흐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집값 불쏘시개는 물론 자칫 완행열차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도 “GTX 추가 역 설치 필요하다”=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국토교통부에 GTX-A·B·C 노선에 각 1곳씩 추가 역 신설을 요구하는 공문을 정식으로 보냈다. 세부적으로 보면 GTX-A 노선의 경우 서울시가 신설을 요청한 정거장은 광화문역이다. 기존 계획대로라면 GTX-A 노선은 연신내역 다음 서울역을 지난다. 광화문역(5호선), 시청역(1·2호선)과 이어지는 GTX 정거장을 만들 경우 중심 업무 지구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GTX-B 노선의 경우 동대문역이나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인근으로 파악됐다. GTX-B는 송도~여의도~서울역~청량리~마석 간 80.1㎞로 건설이 예정돼 있다. 서울역에서 청량리 사이에 역을 추가하자는 내용이다. GTX-C 노선에서 추가 건설을 요청한 곳은 왕십리역이다. 왕십리역은 2호선과 5호선, 경의중앙선, 수인분당선을 이용할 수 있는 역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GTX의 목적은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도심까지 빠르게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서울 중심부에서 환승할 수 있다면 최종 목적지까지 더 빨리 갈 수 있어 GTX의 목적에 부합하고 이용 편의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구상에 대해 서울시의 취지와 달리 오히려 GTX라는 교통수단이 갖는 본연의 역할을 저해하게 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GTX는 수도권 외곽 주민들이 서울에 쉽게 갈 수 있도록 하는 것보다 서울에 인구와 직장, 경제력이 집중되고 경기도는 베드타운처럼 기능하는 현재 수도권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서울 내 정거장을 만들어 서울 내 이동을 편리하게 하자는 주장은 전형적인 서울 중심적 사고”라고 비판했다.





◇집값 불쏘시개 된 GTX, 지자체 곳곳에서 “정차 해야”=현재 GTX 추가 역 정차 및 연장을 요구한 수도권 지자체는 서울시뿐만이 아니다. 수도권 곳곳에서 GTX 정거장을 유치하려는 지자체 및 주민들의 의지가 뜨겁다. GTX라는 교통 인프라 개선이 부동산 가치를 올려주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구리시는 정부에 GTX-B 노선 갈매역 정차를 건의했다. 주민 5,800여 명의 서명부도 전달했다. 안양시는 GTX-C 노선 인덕원역 정차 추진을 올해 중점 과제로 삼았다. 의왕시도 GTX-C 노선이 의왕역에 정차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외에도 C노선을 평택·동두천·연천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지자체의 요구도 있다. 이런 가운데 아직 발표 전인 GTX-D는 김포시와 인천시가 기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GTX는 주택 값을 올리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29일 국토부가 GTX-A 노선 창릉역 신설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해당 지역 집값이 수직 상승했다. 창릉역사가 생길 것으로 추정되는 곳과 가까운 아파트 단지는 발표 전 9억 원에 거래됐다가 발표 후인 지난달 5일 11억 원에 거래됐다. 경기도 안산시 상록수역 인근의 준공 30년차 월드아파트 전용 50㎡는 1월 20일까지만 해도 2억 원 초반대에 거래되다가 GTX-C 노선이 상록수역을 정차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지난달 28일 4억 1,000만 원에 매매됐다. 정차 여부가 공인된 적은 없지만 시장은 가능성만으로도 달아올랐다.

GTX 추가 유치를 보는 시각은 불안하다. 우선 집값을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아울러 급행철도라는 본연의 기능과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정차 역 추가 요청 가운데 1~2곳의 요구만 수용되더라도 속도 저하는 불가피하다. 유 교수는 “GTX는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수도권 내 이동을 가능하게 하고 이를 통해 주거와 근무 행태를 바꾸는 혁신적인 교통 수단”이라며 “완행열차의 3~4분과 GTX 3~4분을 동일한 잣대에서 볼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국토부도 추가 역 정차 등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GTX-A 광화문역은 지방 예타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GTX-B노선의 경우 아직 노선 계획도 나오지 않았다. GTX-C는 지난해 기본 계획이 이미 나왔다”며 “구체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흥록 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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