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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확산세···어렵게 열린 ‘면회길’ 또 닫힐까 애끓는 가족들

지난 주 거리두기 완화되며 비접촉면회 재개

부족한 시설 여력, 시간 제한에 예약 어려워

“아직 못봤는데”···거리두기 상향될까 애끓어

‘면회 권장’에도 여전히 금지하는 지자체도

지난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세곡동 강남구립 행복요양병원 앞에서 입원환자의 가족들이 '세배 퍼포먼스'를 벌였다. 면회가 금지된 환자들에게 안부를 전하는 동시에 최근 이 병원을 코로나19 감염병전담요양병원으로 지정한 서울시에 항의하는 의미를 담았다./연합뉴스




지난 6일 울산광역시 이손요양병원에 설치된 비닐 면회실에서 설을 앞두고 아버지를 찾은 딸 곽나률씨가 비닐막 넘어 앉은 아버지에게 세배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주 전국적으로 거리두기 단계가 조정되면서 면회를 금지해오던 많은 요양시설에서 비접촉 면회가 다시 실시됐다. 가족들은 비접촉 면회나마 재개돼 다행이라는 반응이지만 면회 신청이 일거에 몰리면서 면회 신청조차 못한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르면 오는 26일 정부의 거리두기 조정 발표를 앞두고 최근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면서 아직 가족을 만나지 못한 이들은 또다시 기한없는 생이별을 겪을까 애가 끓고 있다.

지난 15일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거리두기 단계가 각각 2단계·1.5단계로 조정되면서 면회 자체를 금지해오던 전국의 많은 요양원들과 요양병원들이 비접촉 면회를 재개했다. 비접촉 면회란 입소자와 방문 가족 사이 비말이 섞이지 않도록 비닐, 아크릴판 등을 사이에 두고 제한된 시간 동안 이뤄지는 면회를 의미한다.




일 평균 400명↑…“아직 얼굴 못봤는데”




하지만 어렵게 재개된 면회에도 접수조차 못해 속이 타는 가족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면회가 오래 중단돼온 탓에 일거에 면회 신청이 몰리면서 순번이 밀린 탓이다. 비접촉 면회를 시행하려면 많은 경우 공간 마련, 구조물 설치, 면회 순번 사이마다 방역 등 추가 여력이 필요해 이러한 여건이 부족한 곳일수록 원활한 면회가 어려운 상황이다. 손덕현 대한요양병원협회장은 “비접촉 면회를 위한 공간이나 시설 등이 필요한데 여건이 안되고 또 이 자체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가족들도 있어 영상통화로 대체하고 있는 곳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일평균 확진 자 수가 다시 400명대를 웃돌고 감염재생산지수도 1을 넘으면서 가족들은 이르면 오는 26일 예정된 정부의 거리두기 조정 발표를 앞두고 어렵게 재개된 면회가 다시 중단될까 우려하고 있다.



충북 충주의 한 요양원에 어머니를 모시는 박모(46) 씨는 “면회 신청이 상대적으로 주중에는 여유가 있지만 시간 내기가 쉽지 않다. 하는 일 때문에 주말을 이용해야 하는데 경쟁이 워낙 심하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요양병원에 있는 A씨도 “면회 재개 첫날 오전부터 연락을 해 15분 정도 아크릴 판을 사이에 두고 겨우 얼굴 한번 봤다”면서도 “다만 이번 면회 재개 조치가 2주간 한시적으로 이뤄지는 건데 요즘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하니 당분간 또 기약 없이 이별해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감염될까” 면회 금지 이어가는 시설도




거리두기 완화에도 자체적으로 면회 중단을 지속하는 요양시설이나 지자체도 있다. 이러한 시설에 가족을 둔 이들에게는 면회 신청의 어려움조차 부러움의 대상이다. 현행 방역 수칙 상 요양원과 요양병원은 각각 거리두기 2.5단계·2단계 이하에서는 비접촉 면회를 실시할 수 있지만 방역 수칙을 엄격히 적용한 시설이나 지자체는 자체적으로 면회를 금지하고 있다. 경기 평택의 한 요양원 관계자는 “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은 경우는 비접촉이 지켜지기 쉽지 않다. 치매 어르신 등은 지각이 부족해 비닐을 걷어내고 화내기는 게 기본”이라고 말했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거리두기 단계 상 면회가 가능한데 왜 면회 자체를 못하게 하느냐는 민원이 적잖이 들어온다”며 “입소자라든가 보호자의 정서적 안전을 위해 방역 수칙을 지킨 상태에서 비접촉 면회를 권고하고 있지만 불안함을 느끼는 일부 지자체들이 면회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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