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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최고 부자는 왜 우주로 눈을 돌렸나

■책꽂이-제프 베조스, 발명과 방황

제프 베조스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아폴로 11호' 달 착륙 지켜보며

5살때부터 꿈 키워온 베이조스

아마존 초기부터 우주사업 준비

"유한한 지구 보호 위해 우주 간다"

발명·방황 삶의 중요 가치 꼽아

직원에 전한 경영 철학도 소개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사진제공=EPA 연합뉴스




얼마 전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혁신 기업을 세우고, 이끌어 온 그의 다음 행보는 어릴 적부터 동경해왔던 우주여행다. 베이조스는 앞으로 자신이 세운 항공우주회사 블루 오리진에 집중할 전망이다. 그렇다면 그가 세계 최고 기업의 반열에 오른 아마존을 떠나 우주로 향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책 ‘제프 베조스, 발명과 방황’은 베이조스가 쓴 자서전이다. 그의 어린 시절부터 아마존과 블루 오리진의 설립 이야기 등 우리가 몰랐던 베이조스의 과거와 미래를 그의 목소리로 직접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책이다. 책을 통해 독자들은 그의 독창적인 생각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리고 그가 그리는 미래는 무엇인지 엿볼 수 있다.

베이조스의 최종 목적지는 처음부터 우주였다. 그가 처음 우주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5살 때, 가족들과 함께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을 지켜보면서다. “거실 TV로 그 장면을 봤던 게 기억납니다. 부모님과 조부모님이 대단히 흥분하셨던 것도요. 이린 아이들은 그런 종류의 흥분을 민감하게 포착합니다. 뭔가 대단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아는 거죠, 그것이 제 열정의 원천이 됐습니다.”

베이조스가 TV 시리즈 ‘스타 트렉’을 한편도 빠짐없이 기억하는 광팬이 된 것도 우주에 대한 이런 흥분감 때문이었다. 10살이던 1974년 휴스턴의 초등학교 컴퓨터실 단말기로 ‘스타 트렉’ 게임을 하며 놀곤 했던 베이조스는 고등학교 때 졸업생 대표로 나선 자리에서 처음으로 우주에 대한 열망을 드러낸다. 연단에 선 그는 어떻게 다른 행성을 식민지로 만들고, 우주 호텔을 지으며, 제조업을 옮길 다른 장소를 물색해서 우리의 연약한 행성을 지킬 것인가 하는 내용으로 연설을 이어갔고, “우주, 그 마지막 개척지에서 만납시다”라는 말로 끝을 맺었다.

책은 아마존이 그의 이런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음을 보여준다. 아마존닷컴이 본격 가동된 지 5년 만인 2000년 베이조스는 시애틀 인근에 작은 회사를 세웠고, 인류가 담청색 행성에서 유래했다는 의미를 담아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블루 오리진은 민간 우주관광에 나설 재활용 로켓 ‘뉴 셰퍼드’과 ‘뉴 글렌’ 발사에 이어 2019년 달 착륙선 '블루문'을 통해 2024년까지 달에 간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2019년 5월 제프 베이조스가 워싱턴 D.C에서 열린 블루 오리진의 달착륙선 ‘블루문’ 공개 행사에 참석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AP 연합뉴스




지구는 유한하며 따라서 에너지 사용량의 급격한 증가로 조만간 지구가 가진 자원은 한계에 이르리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지구가 지금과 같은 추세의 인구와 에너지 사용 증가를 감당하지 못하게 되는 날이 한 세기 내에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그가 우주로 가는 목적이기도 하다. 베이조스는 2019년 워싱턴 D.C에서 열린 블루 오리진의 달착륙선 블루문 공개 행사에서 “일반적인 ‘플랜 B’ 주장, 즉 지구 환경이 파괴되어가니 다른 곳을 찾아야 한다는 것과는 다릅니다. 우리는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우주로 가려 합니다. 때문에 이 회사의 이름도 블루 오리진, 즉 우리가 비롯된 푸른 행성을 뜻하는 것입니다” 라고 밝혔다.

그는 책에서 아마존을 어떻게 설립하고 성공시켰는지, 경영의 핵심 원칙과 철학이 무엇인지도 이야기한다. 베이조스가 살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가치는 발명과 방황이었다. 어린 시절 그는 스스로를 발명가라고 말했다. 시멘트를 채운 타이어로 자동 출입구 폐쇄기를, 쿠킹호일과 우산으로 태양열 조리기를, 베이킹 팬으로 동생들을 놀라게 할 경보기를 만들기도 한 그는 아마존을 경영하면서도 늘 발명의 힘을 강조했다. 그의 삶에서 중요한 또 한 가지는 방황이었다. 방황은 그저 닥치는 대로 아무것이나 하는 게 아니라 어떤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말한다.

발명과 방황에 대한 그의 이 같은 생각은 아마존을 떠나며 직원들에게 남긴 편지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는 직원들에게 “끊임없이 발명하세요. 그리고 아이디어가 처음에 말도 안 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더라도 절망하지 마세요. 방황하는 것을 잊지 마세요. 호기심이 여러분의 나침반이 되도록 하세요. 항상 첫날로 남을 수 있게 하세요”라는 말을 남긴 바 있다.

서문을 쓴 전기 작가 월터 아이작슨은 베이조스를 스티브 잡스, 레오나르도 다빈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같은 혁신가로 평가했다. 그는 베이조스가 가진 인문학·기술·비즈니스에 대한 열정이 우리 시대에 가장 성공적이고, 영향력 있는 혁신가로 만든 배경이라고 분석하며 “베이조스의 인생 스토리와 글을 살펴보면 무엇이 그를 움직이게 하는지 엿볼 수 있다”고 전한다. 2만2,000원.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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