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설 60주년을 맞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26일 허창수 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맞았다. 허 회장은 지난 2011년 2월부터 전경련 수장으로 활동했으며 이번 연임으로 6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전경련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컨퍼런스센터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현 회장인 허 회장을 38대 회장으로 재추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급변하는 경제환경 속에서 풍부한 경험한 혜안을 지닌 리더가 중심을 잡을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 였다.
허 회장은 취임사에서 “잠재 성장률이 낮아지고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돼 이 땅에 도전과 희망에 대한 이야기는 사라져만 간다”며 “무기력한 경제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주인공은 바로 우리 기업이며,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업들이 더 많은 일자리와 투자로 사업보국을 실천할 수 있도록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허 회장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신사업에 뛰어드는 기업가 정신이야말로 우리 경제에 숨을 불어넣는 원동력”이라며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를 푸는데 전경련이 앞장 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통과된 기업규제 3법, 중대재해처벌법 등에 재계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반성에서 나온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한 허 회장은 “올해는 전경련 창립 6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라며, “새로운 경제성장의 신화를 쓰는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 밝혔다. 아울러 “전경련에 대한 변화와 혁신을 적극 추진하겠다”면서 “재창립의 마음으로 모든 것을 쇄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경련은 올해 '3대 중점사업 방향'을 발표하며 허 회장이 이끌어 나갈 새로운 2년의 시작을 알렸다. 3대 중점사업은 우선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제고하고 기업가정신 르네상스를 구현하는 것, 마지막으로 한국경제의 구조개혁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한편 전경련은 최근 불거진 한국경영자총협회와의 통합설을 강력히 부인했다. 전경련 권태신 상근부회장은 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경총으로부터) 공식적이고, 구체적인 제안은 없었다”면서 “지금은 통합이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아며 선을 그었다. 이어 “일본의 게이단렌과 닛케이렌의 통합 얘기가 나오는데 우리나라는 노사분규가 일본보다 217배 많은 나라”라면서 “경총은 (노사관계 조율이라는) 고유 목적이 있고, 전경련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는 고유 기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권 부회장은 또 “노사분규가 없어지고 그러면 (통합 논의를) 할 수 있지만, 나라마다 상황이 다 다르다”면서 “영국산업연맹(CBI), 독일산업협회( BDI) 등 선진국들도 대기업을 대변하는 자율적 경제단체들이 다 있다”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조직 쇄신과 관련해선 “ESG 등 과거에 하지 않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서 회원사와 사회에 확산시키겠다”면서 “회장단에 젊고, 다양한 분야 분들이 합류할 수 있게 하겠다. 하지만 (4대 그룹 재가입은) 상황이 이르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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