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

문화 · 스포츠문화
미술품 소비도 '리벤지쇼핑'···부린이·주린이도 합류

RM도 다녀간 화랑미술제 3~7일 코엑스서 활기

수백만원대 작품 훨훨…1억원 안팎 거래도 활발

케이옥션, 최근 10년 최대 규모 170억원치 경매

"미술시장의 호황 초기 진입단계" 전망 나와

3~7일 코엑스에서 열린 화랑미술제에 참가한 한 갤러리스트가 판매된 작품의 빈 벽을 새 그림으로 채우는 중이다.




“어제 걸려있던 그림을 찾으시면 안 되죠. 그건 이미 팔렸습니다. 1억 넘는 작품도 예약 고객이 있으니 기다리셔야 합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한겨울을 맞았던 미술 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의 첫 대형 아트페어로 7일 폐막한 화랑미술제에서 1,000만원 안팎의 작품들은 걸기가 무섭게 주인을 찾았고, 1억 원 안팎의 고가 작품 거래와 문의도 줄을 이었다. 통상 수백만원 대 소품 거래가 주를 이루던 화랑미술제에서 1억 원 이상 작품 거래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점을 감안하면 보기 드문 열기다. 잇딴 ‘완판’ 행렬에 행사장 곳곳에서는 주인을 찾은 작품을 내리고 새 작품을 벽에 거는 관계자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이날 주최 측인 한국화랑협회에 따르면 3일 개막 이후 5일간 관람객 수는 4만8,000여 명. 이는 코로나19 속에 열린 지난해보다 3배 이상 급증했고 2019년과 비교해도 30% 이상 늘어난 역대 최다 규모다. 황달성 한국화랑협회장은 “몇백 만원 대 소품류 판매가 대거 늘어난 것은 물론, 1억 이상 3억~5억 원대 작품도 팔렸다”면서 “전체 판매액은 약 72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코로나 이전 평상시의 2배를 웃도는 수치”라고 밝혔다.

호황기를 방불케 하는 판매 실적을 두고 코로나19 이후 모처럼 제대로 열린 오프라인 행사에서 미술 애호가들의 억눌렀던 문화 욕구가 보복적 소비로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화랑미술제를 돌아본 김상훈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을 못 가게 되면서 맛집·명품 소비부터 미술관 관람, 해외 아트페어까지 1년 이상 불가능했던 상황에서 화랑미술제를 계기로 관람과 소비 욕구 모두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듯하다”면서 “여행으로 해소할 수 있던 쾌락소비가 ‘리벤지쇼핑’(보복소비)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데다 부동산 투자에 한 발 늦은 부린이(부동산 투자 초보)와 주식시장이 불안한 주린이(주식 투자 초보) 등이 대체투자처로 미술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 3일 코엑스에서 개막한 화랑미술제의 관람객들이 김창열의 ‘물방울’ 그림을 유심히 보고 있다. /조상인기자


최근 작고한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이 다양한 갤러리를 통해 출품돼 눈길을 끌었고, 김창열의 개인전 형식으로 부스를 채운 갤러리 BHAK는 100호 크기(1억8,000만 원 안팎) 작품을 3점이나 판매했다. 김창열의 오랜 전속 화랑인 갤러리현대를 비롯해 가나아트·표갤러리·박여숙화랑 등이 ‘물방울’을 걸었고 판매로 이어졌다. 행위의 반복과 물성 탐구가 강조된 1970년대 단색조 회화를 일컫는 ‘단색화’도 2015~16년의 열풍 이후 다시금 두각을 보였다. 박서보·하종현·정상화·김민정·이배 등 단색화 대표 작가들의 구작 뿐만 아니라 2000년 이후 근작들이 주목을 받았고, 내년 구겐하임미술관 전시를 앞둔 이건용·이강소 등 한국 아방가르드미술의 주요 작가들의 작품도 판매와 문의가 이어졌다.

학고재갤러리가 출품한 김재용 작가의 도조(도자기조각) ‘도넛’ 시리즈는 100만~200만 원대 작품이 70점 이상 팔려 ‘빨간딱지’(팔렸다는 뜻)가 즐비했다. 성수동 갤러리아포레에 위치한 더 페이지 갤러리는 글로벌 아트마켓에서 가장 ‘핫’한 작가 중 하나인 조지 콘도의 213×266㎝ 크기 대작을 전시했다. 최소 8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작품이다.

더페이지갤러리가 출품한 조지 콘도의 작품은 시가 80억원을 웃도는 이번 화랑미술제 최고가 출품작이다.


학고재갤러리가 출품한 김재용 작가의 도자기 조각 ‘도너츠’ 연작에는 6일 현재 팔렸음을 뜻하는 빨간 딱지가 70개나 붙어있다.


화랑 관계자들은 “지난 2005년 시작돼 2007년 정점에 올랐던 미술시장의 호황이 15년 만에 다시 돌아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갤러리 디렉터 A씨는 “단색조 회화는 안정성이 보장된 ‘강남 아파트’나, 줄 서서 구입하는 ‘에르메스 백’처럼 끊임없이 구매 문의가 들어온다”면서 “그럼에도 단색화 등 특정 화풍에만 쏠리지 않고 전반적으로 구매와 관심이 크다는 게 긍정적 신호”라고 말했다. 지난 2007년의 미술시장 호황과 15년 만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수요자들의 학습효과가 드러난다는 점이다. ‘귀동냥’ ‘입소문’으로 그림을 사던 것과는 달리 수요자들이 작가에 대한 정보를 철저히 조사하는 경향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로 선정돼 현재 전시 중인 설치작가 이슬기의 200만 원대 드로잉은 개막 첫날 ‘솔드아웃’ 됐고, 역시나 ‘올해의 작가’로 전시 중인 사진작가 정희승은 300만~600만 원대 작품들 대부분이 완판됐다. 갤러리 관계자 B씨는 “구매자들이 거래만 활발한 게 아니라 미술관에서도 검증된 작가가 향후 안정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미술에 대한 정보가 학습이 풍부한 관람객들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올해의 작가상’ 전시에 참여중인 정희승 작가의 작품(가운데 부스)에 대해 문의하고 있다. /조상인기자




이번 미술제에서도 두드러진 젊은 관객 증가 추세는 지난 2019년부터 시작됐다. 한국화랑협회 김동현 전시팀장은 “지난해 코로나19로 국내외 아트페어가 내놓은 온라인 뷰잉룸이 편한 접근성과 낮아진 문턱으로 효과를 보였고, 이를 통해 관심 가져온 잠재고객들이 실제 현장을 방문했고 구매의욕이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일 개막식에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등이 참석했고, 애호가이자 미술계 최고 인플루언서로 자리 잡은 방탄소년단(BTS)의 RM(본명 김남준)은 다음 날인 4일 오전 일찌감치 행사장을 다녀갔다.

박영선(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박양우(왼쪽)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3일 열린 화랑미술제 개막식에 참석해 작품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화랑협회


한국무역협회 회장인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3일 화랑미술제 개막식에 참석해 작품을 관람했다. /사진제공=한국화랑협회


추정가 13억~20억원에 경매에 나온 이우환의 1987년작 ‘바람과 함께’ /사진제공=케이옥션


이 같은 상승 무드는 경매시장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케이옥션은 오는 17일 개최하는 3월 경매에 최근 10년 간 총액 규모 최대치인 총 169점, 약 170억 원 어치를 올린다. 손이천 케이옥션 홍보이사는 “최근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의 유입, MZ세대의 시장 진입 등으로 미술시장의 회복세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서울옥션(063170)이 개최한 올해 첫 메이저경매의 낙찰률은 자선·홍콩경매 등을 제외한 최고치인 90.4%를 기록했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KAAARC)는 최근 발표한 ‘2021년 상반기 미술시장 전망’에서 “미술시장의 호황 초기 진입 단계”로 진단하고 “시장을 주도할 새로운 작가군이 등장하지 않는 상황에서 안전성이 검증된 단색조회화 작가들이 시장을 이끄는 동력원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우환,김창열,박서보가 향후 시장을 주도할 작가로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추정가 3억~4억원에 경매에 나온 김창열의 ‘물방울LSH70’ /사진제공=케이옥션


추정가 8억~15억원에 경매에 나온 김환기의 ‘구성’ /사진제공=케이옥션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문화레저부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친절한 금자씨는 예쁜 게 좋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현대미술은 날 세운 풍자와 노골적인 패러디가 난무합니다. 위작 논란도 있습니다. 블랙리스트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착한미술을 찾기 위해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미술관, 박물관으로 쏘다니며 팔자 좋은 기자. 미술, 문화재 전담기자입니다.
기자채널로 이동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이종환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발행 ·편집인 : 이종환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