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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감사시간제에 기업 부담 증가…주요 대기업 계열사 평균 감사비용 또 8% 올라

[기업 20곳 2020년 감사용역 분석]

평균 시간 6.4%·시간당 보수 1.8%↑

삼성전자 29% 늘어 비용 84억으로

"감사 시간 정의·범위 다시 손질

불어나는 기업부담 줄여줄 필요"





삼성·LG·한화·POSCO(005490) 등 주요 그룹 상장 계열사들이 외부 감사인(회계 법인)에 지급한 2020 사업연도 감사 용역 비용이 전년 대비 평균 8.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준감사시간제도 적용으로 감사 시간이 늘어난 결과다. 제도 도입 첫해인 지난 2019년에 평균 56.3%에 달했던 비용 증가 폭은 줄었지만 추세가 지속되면서 갈수록 기업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서울경제가 전날까지 2020년 사업 보고서를 공시한 삼성·LG·한화·POSCO그룹 소속 자산 총액 2조 원 이상인 20개 상장사의 감사 용역 체결 내역을 조사한 결과 1개 기업당 평균 연간 감사 비용(보수)은 17억 2,400만 원으로 전년(15억 9,000만 원)보다 8.4% 늘었다. 평균 감사 시간은 1만 7,545시간으로 2019년의 1만 6,485시간보다 6.4% 증가했다. 시간당 평균 감사 비용은 전년 대비 1.8% 늘어난 9만 8,243원으로 10만 원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적용으로 2020 사업연도부터 외부 감사인이 삼일회계법인에서 안진회계법인으로 교체된 삼성전자(005930)의 감사 비용은 64억 8,100만 원에서 84억 원으로 늘어나며 20개 사 중 가장 높은 29.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감사 비용이 전년 대비 늘어나지 않은 기업은 LG이노텍(011070)(-14.1%), LG(-14.9%), 삼성카드(029780)(-1.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6.9%), 한화생명(0.0%), POSCO(-7.7%) 등 6개 사뿐이다.

2019년 이후 기업마다 큰 폭으로 감사 비용이 늘어난 영향으로 2018년 대비 2020년의 비용 증가율은 삼성화재(000810)(152.1%)에 이어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131.8%), 한화손해보험(000370)(100%), 삼성생명(032830)(101.5%)까지 4개 사가 100%를 넘어섰고 가장 적은 POSCO도 16.2% 올랐다.



표준감사시간제도는 2018년 11월 시행된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신외감법)에 따라 감사 업무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다. 외부 감사 대상 기업을 그룹·업종별로 나눠 표준감사시간을 정하고 개별 재무제표 기준 전년도 자산 2조 원 이상 기업을 시작으로 자산 규모에 따라 순차적으로 적용 비율을 확대하게 돼 있다. 재계 관계자는 “2019년의 비용 증가는 새 제도 도입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로 볼 수 있지만 2020년까지 비용 증가가 이어진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회계 업계 내부에서도 불합리한 제도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표준감사시간의 정의·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국공인회계사회의 표준감사시간 상세 지침에 따르면 정의는 감사인이 회계감사기준을 충실히 준수하고 적정한 감사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시간이며 범위는 재무제표 및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검토·감사에 투입되는 시간이다. 한 상장사 관계자는 “일단 회계 법인에서 감사를 하러 오면 결국 감사 시간은 회계 법인이 정하는 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시간보다는 감사 의견 표명에 대한 리스크·책임을 기준으로 수수료가 책정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파트너급 공인회계사는 “전문 역량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업무인 감사의 가치를 시간 단위로 측정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현행 제도에는 감사인의 의견 표명에 대한 리스크·책임이 전혀 반영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박경훈 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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