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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오버, 5오버…'통곡의 17번홀'

PGA 플레이어스챔피언십 1R

정상급도 힘든 '공포의 섬 그린'

옥튜플보기 안병훈 공동150위

케빈 나는 퀸튜플보기 후 기권

'지각 모면' 가르시아 7언더 선두

김시우·임성재·이경훈 이븐파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1라운드 17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7언더파로 선두에 나선 가르시아는 이 홀에서 파를 기록했다. /AFP연합뉴스




‘제5의 메이저대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고정 개최지인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 코스(파72)의 17번 홀(파3)은 골프계의 상징적인 홀 중 하나다. 지난해 타계한 유명 코스 디자이너 피트 다이의 작품으로, 연못 속에 동그란 그린을 섬처럼 조성한 기하학적 형태가 특징이다. 길이가 길지 않지만 그린이 작은 데다 솥뚜껑처럼 가운데가 불룩하기 때문에 세계 정상급 선수들도 공포에 떠는 승부처다.

12일(한국 시간)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143야드로 세팅된 17번 홀은 ‘통곡의 홀’이 됐다.

먼저 교포 선수인 케빈 나(미국)가 볼을 세 차례 물에 빠뜨리며 고개를 떨궜다. 한꺼번에 5타를 잃은 그는 보기 네 개를 더해 9오버파 81타로 경기를 마친 뒤 허리 통증을 이유로 기권했다.



잠시 후에는 더 큰 참사가 벌어졌다. 불운의 주인공은 안병훈(30)이었다. 깃대가 그린 좌측 뒤쪽에 꽂힌 이 홀에서 티샷이 그린에 못 미치면서 악몽이 시작됐다. 93야드 지점에 마련된 드롭 지역으로 이동한 뒤에도 세 차례 연속으로 볼을 물에 빠뜨리고 말았다. 네 개의 볼을 허비한 안병훈은 9타째 만에야 겨우 그린에 올리고 두 차례 퍼트를 하고서야 홀을 벗어날 수 있었다. 4벌타를 포함해 이 홀에서만 8타를 까먹는 ‘옥튜플 보기’로 무려 11타를 적어냈다. 16번 홀까지 1오버파로 버텼지만 17번 홀에서 내상을 입은 뒤 18번 홀(파4)에서도 티샷을 물에 빠뜨린 끝에 2타를 더 보탰다. 11오버파 83타로 긴 하루를 보낸 그는 153명 중 공동 150위에 자리했다.

안병훈의 11타는 역대 17번 홀 최다 타수 공동 2위에 해당한다. 2005년 3라운드에서 밥 트웨이(미국)가 작성한 12타에 1타 차로 불명예 1위 기록은 피했다. 그는 경기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누구에게나 인생에서 나쁜 날이 있다. 그걸 통해 배워야 한다. 그래도 17번 홀 티샷은 끔찍했다”는 글을 올렸다.



2009년 이 대회 우승자인 헨리크 스텐손(스웨덴)도 이 홀에서 3타를 잃었다. 2016년 브리티시 오픈을 포함해 PGA 투어 통산 6승을 거둔 스텐손은 13오버파로 최하위인 153위로 처져 컷오프 위기에 몰렸다.

첫날 선두 자리는 2008년 우승자인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꿰찼다. 가르시아는 출발 시각에 임박해 첫 홀 티잉 구역에 도착하는 해프닝에도 이글 두 개를 포함해 7언더파 65타를 몰아쳤다. 티타임을 넘겨 도착하면 2벌타를 받고 5분을 넘으면 실격이다. 브라이언 하먼(미국·5언더파)이 2타 차로 2위다. 지난주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시즌 2승째를 올린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3언더파 공동 6위로 추격에 나섰다. 초장타로 주목받은 디섐보는 이날 16번 홀(파5·515야드)에서 드라이버로 333야드를 날리고 9번 아이언으로 그린에 올린 뒤 2퍼트로 가볍게 버디를 낚았다.

2017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김시우(26)와 임성재(23), 이경훈(30)은 나란히 이븐파 공동 42위로 무난하게 출발했다. 세계 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은 1오버파 공동 60위다. 2019년 우승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7오버파 139위로 부진했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대회가 1라운드 종료 후 취소돼 2년 만에 타이틀 방어에 나선 매킬로이는 17번 홀에서는 파를 지켰으나 18번 홀에서 두 차례 물에 볼을 빠뜨린 끝에 4타를 까먹는 쿼드러플 보기를 적어냈다.

/박민영 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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