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래그십 대회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그동안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를 의식해 샷 거리를 늘리는 데 집착했었다고 털어놓았다.
매킬로이는 13일(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파72)에서 계속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3타를 잃어 합계 10오버파로 3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컷 통과 기준인 이븐파에 10타나 모자랐다. 전 세계 랭킹 1위인 매킬로이는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이다.
1989년생으로 최근 아빠가 된 매킬로이는 “예전에는 4주 연속 대회 출전 쯤은 아무 문제가 안 됐는데 지금은 좀 힘들다. 여기저기가 아픈 것 같아서 빨리 집에 가고 싶다”고 했다.
PGA 투어의 대표 장타자 중 한 명인 매킬로이는 100㎏ 거구로 변신한 뒤 ‘미친 장타’를 뿜는 디섐보를 그동안 상당히 의식했다고도 고백했다. 디섐보는 지난해 9월 US 오픈에서 깊은 러프를 두려워하지 않는 장타로 메이저 타이틀을 따냈고 지난주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는 파5 홀에서 사실상의 1온을 시도하는 370야드 초장타로 또 우승했다.
매킬로이는 메이저 4승을 자랑하는 슈퍼스타지만 2019년 11월 이후 우승이 없다. 매킬로이는 “아마 작년 10월 쯤인 것 같다. 스윙 스피드를 늘리려 많은 노력을 하기 시작했다. 드라이버를 더 자주 들면서 의식적으로 더 세게 치려고도 했다”며 “실제로 회전이 커진 스윙으로 더 멀리 칠 수 있게 됐지만 이전 스윙과 새 스윙 사이에 혼동이 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디섐보가 US 오픈에서 보여준 것들을 의식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이제 다시 예전 스윙으로 돌아가려는 노력을 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한편 330야드 장타를 뽐낸 디섐보는 이틀 연속 3타를 줄여 6언더파 공동 5위에 올랐다. 9언더파 단독 선두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와 3타 차라 2주 연속 우승도 기대할 만하다.
임성재도 6언더파 5위다. 2라운드에만 버디 8개(보기 2개)를 몰아쳤는데 라운드 중반 6홀 연속 버디로 신바람을 내기도 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역대 최다 연속 버디 타이 기록이다. 임성재는 "요즘 잘 풀리다가 실수가 자주 나오는 경우가 있어서 정신 상태를 조금 배고픈 정신으로 쳐봤다"며 "'진짜 버디가 간절하다' 이런 느낌으로 경기를 했는데 그게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첫날 선두였던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타수를 줄이지 못해 7언더파 공동 3위로 내려갔다. 김시우는 2언더파 공동 22위, 이경훈은 1언더파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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