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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헌 세종 변호사 "의료분야 넘어 금융·증권 전문성 살릴 것"

[法生2막]

치과의사의 길 걷다 사시 도전

판사 근무시절 기업 이슈에 관심

하버드대 로스쿨서 회사법 전공도

"의료계 발전 위해서도 힘 보탤 것"

하태헌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가 서울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치과의사 출신이라고 해서 제 영역을 의료 분야로 한정짓고 싶지 않습니다. 앞으로 회사·금융법 분야 전문가로 우뚝 서고 싶습니다.”

하태헌(51·사법연수원 33기)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17일 서울경제와 만나 “의료 사건에만 특화돼 있을 것이란 시각은 반기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의료 부문에 특화됐다’는 외부 시각을 뛰어넘어 명실공히 금융·증권 분야의 법률 서비스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실제로 그동안 하 변호사의 삶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그가 대학에 입학하면서 발을 디딘 곳은 의료 분야였다. 서울대 치과대학·대학원을 졸업해 치과의사로 일했다. 공중보건의사로 재직하던 중 사법시험에 도전해 사법연수원 33기로 법조인의 길을 시작했다. ‘논리적 사고를 활용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의지가 하 변호사를 이끈 것. 서울 서부지법과 서울중앙지법, 청주지법, 수원지법, 서울행정법원 판사를 거쳐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일했다. 이후 서울고법을 마지막으로 판사 생활을 접고 이달 초 법무법인 세종에 합류했다.

변호사의 길로 들어서면서 그가 선택한 길도 도전이었다. 의료 사건을 전담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세종에서 금융·증권 이슈를 전담한다.

하 변호사는 “의료전담부 판사로 근무한 적도 있다”며 “하지만 국제거래·상사부나 파산부에서 일하며 기업 사건을 맡은 경험을 살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 변호사는 지난 2005년 서울고법에서 국제거래·상사 전문 재판부에서 근무했다. 이후 청주지법과 수원지법에서 파산부 업무를 하며 기업 사건을 다수 경험했다. 초임 판사 시절 주식 매수가액 결정에 관한 논문을 사법지에 발표한 이력도 있다. 기업 파산 사건 처리 등 경험이 쌓이면서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는 그의 기존 생각도 달라졌다. 재기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정이 나빠진 기업이 다시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보람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 변호사는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던 기업이 회생 계획을 통해 건실한 기업으로 되살아났을 때 도산 제도의 존재 이유를 느꼈다”고 과거를 돌아봤다.

하태헌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가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특히 그는 판사 재직 시절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미국 회사법 전공으로 법학석사(LLM)를 받은 것도 변호사로서의 토대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리걸 마인드(Legal Mind·법적 사고력)’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된데다 한·미 양국 사이 기업 규제법의 차이까지 정확히 알게 됐기 때문이다.

하 변호사는 “미국 로스쿨은 법 지식을 전수해주는 것보다 법률가로서의 논리적 사고력을 길러주는 데 집중한다”며 “하버드대에서는 교수가 학생에게 계속 질문을 던져 결론에 이르도록 하는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으로 리걸 마인드를 심어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법은 ‘특정한 것은 해도 되지만 그 외의 것은 하면 안 된다’는 조항이 많지만 미국법은 ‘할 수 없는 것’을 정해놓고 그 외의 것은 다 해도 된다는 식의 조항이 대부분”이라며 “이러한 법 체계 덕분에 미국 사업가들은 금지되지 않은 영역에서는 자유롭게 새 시스템을 만들고 키워 사업에 응용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하 변호사는 법원 재직 당시 3개 대학에서 최고경영자과정(AMP)을 밟으며 재계 전반과 기업 사건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그는 “판사로서 정리된 기록만 보니 기록 뒤에 숨겨진 스토리를 몰랐는데 대기업 임원, 중소기업 대표, 사업가들을 만나면서 이면의 협상이나 암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정제된 사건 기록을 받아보는 판사로 근무할 때는 법리적 지식은 쌓았지만 사건 관련 실전 감각은 키우기 어려웠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태헌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가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하 변호사는 “변호사는 사건을 만들어가는 사람”이라며 “정글과도 같은 사건 속에서 직접 당사자들을 마주하다 보면 전문성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포부를 밝혔다. 금융·증권 분야에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건 관계자들과 직접 소통해 고객이 원하는 최상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다만 그는 변호사로서 의료계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도 밝혔다. 전공인 금융·증권 분야에 주력하면서도 본인이 지닌 의료 지식과 경험을 의료계가 발전하는 데 쓰고 싶다는 것이다. 판사 시절인 2015년부터 약 7년 동안 이어온 대한의료분쟁조정중재위원회 조정위원 활동은 그 일환이다.

하 변호사는 “출신이 의료인이고 의료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이다 보니 숙명과도 같은 일일 것”이라며 “개인적 이익을 떠나 의료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이희조 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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