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아파트의 ‘35층 규제’와 관련해 “남산과 멀리 떨어진 곳은 35층 규제를 해제해도 크게 경관을 해치지 않는다”며 “일률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고쳐야 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23일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PD연합회 초청 토론회에서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의 정책 중 가져가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묻는 말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기준이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탈리아 로마가 바티칸 성당을 기준으로 건물의 높이를 제한한다고 언급하며 “서울은 남산의 스카이라인을 고려하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강남의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은마아파트에도 '35층 규제'를 풀 수 있냐는 질문에는 "남산과 거리도 떨어져 있고 강남에서도 한쪽으로 치우친 단지"라며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긴 어렵지만 마음이 열려있는 것은 맞다. 주민들이 어떤 방향으로 생각하는지 보고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박 후보는 여의도·강남 재건축·재개발과 관련해서도 "주민과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다만 시작은 공공주택 단지부터 하고 단계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시지가 현실화에 따른 재산세 부담 문제에는 "(공시지가 현실화의) 속도 조절이 필요해보인다. 어떤 정책이든 급작스러운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박 후보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에 대해 "가야할 방향은 맞지만 성공한 나라가 없다. 준비는 해야 하지만 조금 이르다는 생각"이라며 "(이 지사의) 기본주택은 제 공약인 토지임대부 주택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1대1 구도를 확정지은 것에 대해 박 후보는 "예상했던 일"이라며 "후보가 한 명만 남으니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다. 거기다 MB(이명박 전 대통령)를 똑 닮은 후보여서 주먹을 불끈 쥐게 된다"고 의지를 다졌다.
한편 박 후보는 앞서 이날 오전 서울 마리나클럽에서 국회 이전 부지 활용방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박 후보는 국회의사당 부지를 포함한 서여의도를 청년창업 특구로 지정하겠다며 국회의원회관에는 '아이디어 거래소'와 청년 창업지원 주거시설을, 국회 본관에는 창업컨벤션센터와 콘서트홀을, 소통관은 지원기관과 기업이 입주하는 창업·벤처 혁신허브를, 의정관은 창업·벤처 아카데미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김민혁 기자 mineg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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