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소기업 실적 악화로 신용등급이 떨어지더라도 대출 금리를 올리지 말라고 은행권을 압박했다. 일각에서는 정치권과 중소기업 단체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사안이라는 점에서 선거용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된 금융지원센터 현판식에서 중소기업단체 협의회장들과의 간담회를 열고 “은행들이 내부 신용평가시 코로나19라는 일시적 상황을 감안해 차주의 회복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해 정성평가에 고려하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신용등급이 하락하더라도 (중소기업이) 대출한도 및 금리 등에서 불이익이 최소화되도록 운영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원칙들이 금융회사 여신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금융권과 세부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은 위원장은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금융당국이 신용평가사의 신용도를 바꾸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은행은 자율권이 있으니까 (코로나19 등)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서 대출해주는 부분을 은행권과 협의 중이다. 그것에 대해서는 감독당국이 비조치의견서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같은 발언이 은행권의 여신정책에 개입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금융당국은 지난해 4월부터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전 금융권에 만기연장·상환유를 비롯해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보증과 대출 확대 등을 정책을 펴온 바 있다. 최근엔 이 같은 코로나19 위기 연착륙 방안을 6개월 연장하기도 했다. 금융권은 여기에 은행의 대출 심사 체계에까지 개입할 경우 좀비기업을 양산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최근 각 은행에 기업 신용등급 평가 시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 요인을 이유로 하향평가 하지 말라는 요청을 보내기도 했다. 각 은행은 지난주 실무회의를 통해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 당국에 제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현판식을 연 금융지원센터는 코로나19 관련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금융 애로사항 등 의견수렴을 위해 개설된 기관이다.
/김상훈 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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