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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美서 한미일·中서 한중…불붙은 美·中 갈등 속 한국은 부담

中 샤먼서 3일 한중외교장관회담

美 워싱턴서 이번 주 한미일 안보실장 3자회의

美·中 서로 한국 붙잡으며 상대국과 밀착 견제 가능성

지난 18일(현지시간) 미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외교 회담.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연일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주 중국에선 한중외교장관회담이, 미국에선 한미일 3자 안보실장회의가 열린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알래스카 고위급 회담에서 충돌한 후에 이뤄지는 외교 이벤트라는 점에서, 미중 사이에 낀 한국의 곤혹스런 입장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내달 3일 중국 푸젠성 샤먼(廈門)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과 취임 이후 처음으로 만나 외교장관 회담을 한다. 또 이번주 미국 워싱턴에서는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참석한 가운데 한미일 3자 안보실장회의가 열린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미국과 중국에서 한국이 참석한 장관급 회동이 이뤄지게 되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한중외교장관회담에서는 양자 협력과 북핵·북한 문제는 물론 미중관계도 논의될 전망이다. 한미일 3자 안보실장회의에서도 북핵 문제 대응은 물론 중국 견제를 위한 협력 방안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방향은 상반될 가능성이 크다. 한중외교장관회담에서 중국은 미국의 대중압박에 문제를 제기하며 한국이 미국과 밀착하는 상황을 견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한미일 3자 안보실장회의에서는 미·일이 함께 나서 한국의 보다 적극적인 대중 압박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한국을 우군으로 붙잡으려 하면서 한국의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부쩍 한미일 3각 공조를 강조하며 중국 견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2주 전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한국과 일본을 택해 '2+2' 회의를 하며 동맹을 과시하는 한편 홍콩과 신장(新疆) 인권 문제 등을 거론하며 중국을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릴 한미 국방장관회담에 앞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을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중국은 '약한 고리'인 한국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듯 하다. 일각에선 왕이 부장의 정 장관 초청이 블링컨 방한 전에 이뤄지긴 했지만, 블링컨 장관이 다녀가자마자 방중이 이뤄지게 되면서 마치 중국이 정 장관을 불러 경고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외교 최우선 과제로 설정한 한국으로선 미중 갈등이 행여나 북핵문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북한을 다시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선 미국과 중국의 역할이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한편 정의용 장관은 지난 17일 미국, 25일 러시아에 이어 중국까지 불과 보름여만에 주요국과 연달아 외교장관회담을 하게 됐다. 외교부는 "한반도 주변 주요 국가들과 전략적 소통을 지속해 나간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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