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국제 미인대회 무대에서 조국에서 자행된 군부 학살을 고발하고 국제사회의 도움을 눈물로 호소했던 미스 미얀마가 난민 지위 신청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시간) 태국 온라인 매체 카오솟에 따르면 미스 미얀마 한 레이는 전날 현지 언론과 만나 안전에 대한 우려로 당분간 태국에 머무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회 책임자인 나왓 잇사라그리신은 "그녀가 앞으로 최소 3개월간은 자신의 도움으로 태국에서 일할 계획"이라며 "우리는 그녀를 돌봐야 한다. 그녀가 돌아간다면 틀림없이 체포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오솟은 이와 관련 한 레이가 미래에 난민 지위 신청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미 많은 국가에서 그녀에게 새로운 보금자리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미얀마 군부는 앞서 시민 불복종 운동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유명 배우와 감독들을 체포해 공공질서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 레이 역시 지난주 국제사회를 향한 그녀의 연설이 전세계 언론에 보도되며 커다란 반향이 일으켰다는 점에서 그녀가 귀국할 경우 체포될 것이라고 우려도 나온다.
미얀마 내 한 레이 가족의 안위에 대한 우려도 나왔지만 그녀는 이틀 전까지는 가족과 연락을 할 수 있었고 그들은 안전하다고 전했다.
한편 한 레이는 언론에 지난달 27일 무대 위에서 미얀마 유혈진압 상황을 고발한 데 대한 사연을 설명했다. 그녀는 당시 방콕에서 열린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 대회 연설 무대에 올라 미얀마 군부의 총격에 무고한 국민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며 조국 미얀마를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미얀마군의 날'이었던 지난달 27일에는 군경의 무차별 총격으로 최소 114명이 숨져 2월 1일 쿠데타 이후 최악의 유혈참사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 그녀는 무대에 오르기 전 조국 미얀마의 많은 동포가 미인대회 무대를 국제 사회가 미얀마를 도울 기회로 삼아달라고 부탁해왔다고 밝혔다. 그녀는 "그들은 내게 '무대 위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줄 수 있느냐'고 요청했고, 나는 '그러겠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하겠다. 거리낌 없이 말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지윤 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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