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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분노 확인한 선거…정부 정책 방향 수정될까

정부 '2·4 대책은 일정대로 진행'…정책 미세조정은 불가피할 듯

오세훈 "재건축 규제 완화"…중앙정부 소관이라 한계 뚜렷

실수요자 대출규제·보유세 완화 등 가능성

제38대 서울특별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시장이 8일 오전 서울시청으로 첫 출근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4·7 재보궐 선거 결과를 받아들며 성난 부동산 민심을 확인한 가운데 부동산 정책 방향 수정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 부동산 정책 측면에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와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내로남불'이 결정적인 영향을 줬지만 기저에는 정부의 잇따른 규제에도 오히려 집값이나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깔려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일단 정부는 기존에 해 오던 부동산 정책의 기조는 유지하고 특히 2·4 대책은 일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민심을 달래기 위한 정책의 미세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8일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 회의를 개최하고 기존의 부동산 정책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부동산 투기 근절과 재발 방지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공공 주도 개발 방식을 골자로 한 2·4 대책 후속 일정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9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서울시장 자리가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교체되면서 서울의 주요 부동산 정책에도 일정 부분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은 선거 과정에서 부동산 문제를 집중 공략하면서 목동 등지의 재건축 규제를 풀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정부가 공공 주도 정비사업을 한창 추진하기 시작한 와중에 민간 재건축 규제 완화는 이를 무력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오 시장의 재건축 공약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목동의 경우 재건축 안전진단이 사업 추진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 안전진단 요건은 중앙정부가 관리하는 법령과 고시 등에 규정돼 있어서 서울시가 단독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거의 없다. 초과이익환수제나 분양가상한제 등 재건축 관련 규제도 오 시장이 단독으로 완화할 수 없다. 모두 법 개정 사안이거나 중앙정부의 관리 하에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오 시장의 공약을 자세히 보면 '중앙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돼 있다.

하지만 서울시가 부동산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만으로도 재건축 등 부동산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는 있다. 내년에는 대선도 예정돼 있기 때문에 재건축 조합들이 민간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 등에 대해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벌써 목동이나 압구정 등지의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소폭 상승하는 등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7일 발표현 공공재건축 1차 선도사업 후보지에 포함된 용산구 강변강서맨션. /연합뉴스


정부로서는 회심의 주택 공급 방안인 2·4 대책을 포기할 수 없다. 이미 수도권 택지는 최대한 조달한 상황이어서 서울 도심 고밀개발을 통해 신규 주택을 공급한다는 2·4 대책 외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민간 재건축 등 정비사업에 대해 강화된 규제를 풀 이유는 딱히 없다. 오히려 규제를 탄탄하게 유지해야 공공 주도 정비사업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게 된다.

정부로선 이미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이나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 공공재개발, 공공재건축 등 새로운 유형의 주택 사업에 대한 지자체와 주민 등의 수요를 확인한 만큼 오히려 더욱 공격적으로 정책을 추진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나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세 부담 경감 방안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선거 과정에서 여야가 공히 1가구1주택자 등 실수요자에 대해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 규제는 풀어줘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고 관계 부처는 이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모습. /연합뉴스


공시가격 인상과 관련해선 공시가가 너무 크게 치솟아 세 부담이 많이 늘어나지 않도록 세금 등에 대한 미세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 로드맵을 추진할 때부터 이미 공시가격 인상으로 서민층의 보유세나 건강보험료 등의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완화 조치를 해 왔다. 올해 정부는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재산세 등을 감면하도록 법령을 개정했는데, 내년에 공시가격 인상폭을 고려해 재산세 등 세제 감면 기준 공시가격을 6억원보다 높일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꾸준히 나오는 상황이다. 이 외에도 이번 선거에서 민심 이반이 확연하게 드러난 청년층을 위한 청약제도 추가 개선이나 임대차 3법 보완 등 전월세 대책 등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2·4 대책 등 기존에 마련된 주택 공급방안은 규제 정책도 아닌 만큼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서울시와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조율된 주택 정책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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