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9일 국민의힘을 향해 실체 없는 야권 통합론 대신 자강(自强)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야권’이라는 개념자체가 허구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야권이란 것은 없다. 몇몇 사람이 자기네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야권을 부르짖는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바깥을 기웃거리지 말고 내부를 단속해서 자생력을 갖는 정당이 돼야 한다”며 “지난해 총선 때 ‘보수 대통합’만 하면 승리한다더니 결과가 무엇이었느냐”고 꼬집었다.
김 전 위원장은 특히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야권 단일화론’을 집중 비판했다. 그는 “(안 대표는) 오세훈 당선을 축하하면서 ‘야권의 승리’라고 했는데 어떻게 건방지게 그런 말을 하느냐”며 “(야권의 승리가 아닌) 국민의힘이 승리한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철수는 ‘국민의힘 승리’를 축하해야 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또 안 대표에 대해 “국민의힘과 합당해서 대선 후보가 되겠다는 욕심이 딱 보인다”며 “그런 사람이 대통령 되면 나라가 또 엉망이 된다”고 했다.
지난 8일 자정을 넘긴 시각 안 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3층을 찾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 후보의 당선 확실을 축하하며 “야권을 지지해 주신 서울 시민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말씀 드린다”고 한 바 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국민의당과 통합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국민의당과 합당하면 당협위원장을 나눠 먹어야 하고 당이 혼란스러워질 수밖에 없다”며 “그러면 지지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후보 단일화도 안철수가 억지로 한 것이지 (나는) 처음부터 3자 대결로 해도 우리가 이긴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위원장은 야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김종인 재추대론’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대선까지 당을 이끌고 싶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당 대표하고 싶은 사람들이 한두 명이 아닌데 그걸 구경하고 있을 이유가 있느냐”며 “내 면전에 대고 ‘언제 나가냐’고 묻는 중진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날 오전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이 김 전 위원장에게 당 상임고문을 맡아 달라 요청했다고 밝힌데 대해서도 “그런 거 안 한다. 조언이라는 게 가능할 때 하는 거지, 아무 때나 하는 게 아니다”고 했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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