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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면 오른다?…증시 달구는 키워드 ‘분할’

액분 후 첫 거래 카카오 7.5% 쑥

분할 앞둔 LG 7.8%·SKT 2.4%↑

올들어 주식분할 공시 13개사 달해

"기업분할은 주력산업 개편 긍정적

액분은 기업가치 변화없어" 지적도





주식을 쪼개고 회사를 나누는 ‘분할’이 증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증권가는 적절한 타이밍에 실시된 기업·주식 분할이 최근 주가 상승 모멘텀이 부족했던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최근 증시가 작은 호재에도 주가가 지나치게 과하게 반응하는 경우도 많으니 반드시 기업 펀더멘털을 확인한 후 접근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주식 1주를 5주로 나누는 액면분할을 실시해 11만 2,000원으로 거래를 재개한 카카오(035720)는 시초가 대비 7.59% 오른 12만 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매수세가 급격히 몰리며 거래 시작 10여 분 만에 13만 2,500원(18.73%)까지 주가가 치솟기도 했다. 특히 개인의 매수세가 거셌는데 이날 개인은 카카오를 4,347억 원어치 순매수해 전체 거래량의 80%를 차지했다.

이날 10 대 1 액면분할 후 거래를 재개한 한국석유(004090)공업의 주가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한국석유는 주식 1주를 10개로 쪼갠 후 1주당 1주를 무상으로 지급하는 무상증자까지 실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거래정지 전 28만 1,000원이었던 주가는 20분의 1 수준인 1만 4,550원에 거래를 재개했고 개장 10여 분 만에 상한가로 직행했다.

이날 증시에서는 ‘기업 쪼개기’에 대한 반응도 뜨거웠다. LG(003550)는 전 거래일 대비 7.88% 급등한 10만 9,500원으로 마감돼 4거래일 연속 급등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LG의 주가 상승이 지주사 LG의 기업 분할에 따른 수혜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오는 29일부터 약 한 달간 진행되는 거래정지 전에 LG 주식을 보유할 경우 LG와 신설 지주사 LX홀딩스의 주식 모두를 확보할 수 있어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LG는 지난달 26일 주주총회를 통해 LG상사와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 등 4개 자회사를 분리해 신설 지주사 LX홀딩스를 설립하는 분할 계획을 통과시켰는데 분할 비율은 0.912(LG) 대 0.088이다. LG 주식 100주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기업 분할 후 LG의 주식 91주와 LX홀딩스의 주식 8.8주를 받는다. 단 LX홀딩스는 재상장과 동시에 1주를 5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실시하므로 실제로 주주가 받을 LX홀딩스 주식은 44주가 된다.



단순히 주식 수가 늘어나는 것뿐 아니라 이번 기업 분할이 LG그룹의 주력 산업을 강화하는 구조 재편이라는 평가가 나오며 매수세는 더욱 불이 붙는 모습이다. LG에 대해서는 외국인투자가의 관심이 특히 높았는데 최근 7거래일 가운데 6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의 경우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물적 분할, LG전자와 마그나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 법인 설립,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정리 등 주력 사업 강화 위한 사업 구조 개편은 이미 시작됐다”며 거래정지 전에 미리 사둘 것을 권하는 내용의 리포트를 발간하기도 했다.

회사를 통신과 투자 전문 회사로 인적 분할하기로 결정한 SK텔레콤(017670)의 주가도 이날 2.39% 오르며 30만 500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5일 주주총회를 통해 기업 분할을 예고한 후부터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해 이날까지 무려 23.4%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날 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메리츠증권·이베스트투자증권·SK증권·현대차증권 등 6개 증권사는 SK텔레콤의 목표 주가를 올려 잡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에 별다른 주가 모멘텀이 없던 상황에서 ‘분할’이 상승 동력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액면분할의 경우 기업 분할과 달리 기업 가치에는 변화가 없을 수도 있기에 ‘액면분할=무조건 호재’라는 공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실제 올 들어 액면분할을 공시한 기업 13곳 중 실제 분할을 실시한 기업은 카카오와 한국석유를 포함해 총 7곳인데 나머지 5곳의 거래 정지 전후의 주가 변동률은 △현대중공업지주 5.12% △삼일제약 5.53% △고영 5.96% △판타지오 -6.25% △대한제당 -3.42% 등으로 성적표가 갈렸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무상증자나 액면분할시 ‘유동성 프리미엄(거래 원활성)’이 반영돼 주가가 치솟는 경우가 과거에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결국 기업 펀더멘털 수준으로 주가가 회귀했다”며 “최근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며 작은 호재에도 주가가 과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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