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임모(40)씨는 눈을 움직일 때 마다 시야에서 검은 이물질 같은 것이 둥둥 떠다니는 것을 발견했다. 눈을 물로 씻어도, 잠을 자고 일어나도 시야에서 이물질은 사라지지 않았다. 10여년 전에 받은 라식 수술의 부작용이 아닐닐까 하는 마음에 전문의에게 문의를 한 결과 돌아온 답은 “비문증”이었다.
실제로는 없지만 먼지나 날파리 같은 물체가 보이고 눈을 움직일 때 마다 물체가 따라다니는 듯 보이는 증상을 비문증이라고 한다. 검은 점·거미줄·날파리·구름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젊을 층은 젤리같은 투명한 유리체가 눈 속 부피의 대부분을 채우고 있으나 40~50대가 되면 유리체가 물처럼 변하고 수축되면서 다향한 형태의 혼탁이 발생한다.
빛이 눈속을 통과하다 이런 혼탁을 지나면서 시야에 그림자가 발생하는 것이 비문증인데 대부분 노화로 인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경우가 많다. 드물게 망막 박리·유리체 출혈·포도막염 등 다양한 안과 질환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특별한 원인 없이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비문증은 유리체액화 및 후유리체박리가 주 원인이며 따로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다. 그러나 질병에 의해 발생한 비문증은 진행을 막지 않으면 시력에 악영향을 줄 뿐 아니라 심한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원인을 확인해 그에 맞는 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영호 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노화에 의해 발생하는 비문증은 떠다니는 그림자들을 무시하는 연습을 통해 일상 생활의 불편없이 지낼 수 있다”며 “만약 단기간에 부유물이 많이 증가하거나 시야가 가려지거나 갑자기 번쩍거리는 빛을 느끼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망막질병 등의 신호일 수 있으니 즉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문증이 처음 발생하게 되면 비문증 개수나 모양에 상관없이 안저검사를 시행해 주변부 망막의 열공 등의 망막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부 망막의 원공이나 열공·망막변성 등이 발견될 경우에는 레이저나 시술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김 교수는 “초기 안저검사상 정상소견이더라도 추후 망막열공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증상이 급격히 변하거나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면 다시 한번 안저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고도근시·외상·백내장수술경력이 있거나, 본인 또는 가족 중에 망막박리를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은 비문증 발생시 망막열공이나 망막박리가 발생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크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지훈 기자 jhl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