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마르지 않는 샘물로 불린다. 유명 선수들의 잇단 해외 진출에도 어느덧 새 얼굴이 등장해 빈자리를 메운다. 2021시즌에 신인 자격을 갖춘 선수는 74명. 정세빈(20·삼천리)은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루키 중 한 명이다.
정세빈은 23일 경남 김해의 가야CC 신어·낙동 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총상금 8억 원) 2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타를 줄였다. 중간 합계 6언더파 138타를 기록한 그는 공동 2위에 올랐다. 8언더파의 단독 선두 장하나(29)와는 2타 차이다.
정세빈은 지난 한 해 동안 KLPGA 준회원 입회와 정회원 승격, 정규 투어 입성까지 모두 이뤄낸 기대주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골프를 시작해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낸 그는 지난해 4월 준회원으로 입회해 프로 데뷔전이었던 점프 투어(3부) 1차전 3위에 이어 2차전에서는 우승을 했다. 6월 정회원으로 승격해 시즌 도중 드림 투어(2부)에 진출했고, 역시 두 번째 출전에서 우승하는 등 2부 투어 상금 랭킹 5위를 차지해 올 시즌 정규 투어 시드권을 확보했다.
올해 정규 투어 개막전이었던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는 컷 탈락의 쓴맛을 봤던 정세빈은 두 번째 출전인 이번 대회에 들어서는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첫날 5언더파를 때려 공동 2위에 오른 데 이어 이날 불규칙적으로 분 강풍 속에서도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다. 1~4번 홀에서 파를 기록한 그는 5번 홀(파4) 그린 밖에서 친 칩샷을 홀에 떨궈 첫 버디를 뽑은 뒤 7번 홀(파4)에서 중거리 퍼트로 1타를 더 줄였다. 12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홀 2m 남짓한 지점에 붙여 버디를 추가했으나 3퍼트로 보기를 적어낸 13번 홀(파3)과 그린을 놓쳐 1타를 잃은 18번 홀(파4)이 아쉬웠다. 정세빈은 올 시즌을 앞두고 “꾸준한 성적을 내서 꼭 신인상을 타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장하나는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줄여 이틀째 선두를 지켰다. 첫 홀인 10번 홀(파5)에서 버디로 출발한 그는 18번과 후반 첫 홀인 1번 홀(이상 파4)에서 연속 보기로 주춤했지만 이후 버디만 3개를 뽑아내는 저력을 뽐냈다. 개막전 준우승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초반 기세를 올리고 있는 장하나는 “이곳 가야CC 등 국내에서 전지훈련을 했기 때문에 시즌 초반부터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남은 이틀 동안도 내가 했던 연습과 샷에 대한 믿음으로 치겠다”고 말했다.
2017년 통산 3승째를 거둔 이후 우승이 없는 장수연(27)이 5타를 줄여 정세빈, 통산 4승의 박민지(23)와 함께 공동 2위에 자리했다. 이다연(24)이 5언더파 5위, 개막전 우승자 이소미(22)는 3언더파 공동 10위로 대회의 반환점을 돌았다.
/박민영 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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