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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인간의 학습 가능케 만든 '박테리아 조상님'

■ 우리 인간의 아주 깊은 역사

조지프 르두 지음, 바다출판사 펴냄





‘오늘날의 컴퓨터가 어떻게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 그리고 왜 지금처럼 작동하는지 정말 알고 싶다면 우리는 비(非) 전자적 기기(예를 들면 주판)를 포함한 아날로그 형태의 조상들로부터 그것의 깊은 역사를 이해해야 한다. 인간 뇌의 복잡한 심리적 기능을 이해하려면, 우리는 계속 파야 한다. 지구 상 최초의 생명 형태인 원시 단세포 미생물에 닿을 때까지.’ (서문 중)

신간 ‘우리 인간의 아주 깊은 역사’는 ‘자연계에서 인간은 다른 동물과 어떻게 같고 또 다를까?’라는 질문의 답을 구하기 위해 40억 년 전으로 시곗바늘을 돌린다. 세계적인 신경과학자인 조지프 르두 뉴욕대 교수는 이 책에서 수십억 년 전 지구상에 나타난 최초의 생명체가 생존에 꼭 필요한 것들을 성공적으로 해결했고, 그 이후로 나타난 모든 유기체에 그 해법을 전달했다는 주장을 편다. 우리의 뇌가 어떻게 우리를 지금의 우리로 만들었는지 이해하려면 진화 과정에서 유기체에 끊임없이 덧대어진, 그래서 결국 인간의 뇌를 탄생시키고 기능을 구현하게 한 특징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명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며 마주하는 것은 박테리아다. 35억 년 전 출현한 박테리아는 이로운 물질에 다가가고 해로운 물질로부터는 달아나는 ‘주성 행동’을 보인다. 세포 내 물과 전해질 농도를 조절해 세포 붕괴를 막고, 외부 온도에 맞춰 내부 온도도 조절한다. 뿐만 아니라 세포 분열을 통해 오늘날까지도 가장 개체 수가 많은 유기체로 번성하고 있다. 저자가 주목한 것은 그 다음이다. 박테리아나 그 후손인 단세포 원생동물은 환경 조건의 정보를 획득, 저장하고 이를 이용해 환경 변화에 더 적절하게 반응한다. 학습과 기억의 능력이다. 저자는 “최초의 단세포 미생물이 생존을 위해 찾아낸 해법이 이후 나타난 모든 유기체에 성공적으로 전달됐다”며 “인간이 매일 일상적으로 하는 행동의 뿌리가 훨씬 더 오래되었음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인간은 여기서 더 나아간다. 인간은 몸집을 키우거나 날렵해지기보다 더 영리해지는 길을 택하고, 단순한 시행착오에 따른 인지(파블로프 인지)를 넘어 기억과 추론, 예측이라는 인간만의 ‘의식적 숙고’로 문제들을 해결하기 시작했다. 저자는 다른 영장류의 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전두극’에 주목하며 인간 뇌의 기능적 역할을 짚어보고 그 네트워크로 지각과 기억, 인지와 감정 등 우리의 의식적 경험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핀다.

40억 년 전과 현재가 이어져 있듯, 지금은 먼 미래와도 연결돼 있다. 저자는 기후변화와 대량멸종 등 생태계 파괴가 초래할 암울한 미래를 경고하며 다른 종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방식에 대해 의식적으로 각성하자고 촉구한다. 1만 9,800원.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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