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자신들이 만든 앱에 이점을 주고 경쟁사 앱에 불이익을 줬다는 유럽연합(EU)의 판단이 나왔다. 이에 따라 애플은 최고 30조 원의 벌금을 부과받을 위험에 처했다.
30일(현지 시간)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경쟁담당 위원은 “애플은 EU의 독점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이어 “애플은 앱스토어를 이용하는 경쟁 음악 스트리밍 앱에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앱스토어를 우회해 경쟁사 앱을 구매하는 방법을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며 “이는 결국 경쟁 업체의 고객 손실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9년 스웨덴 음악 스트리밍 앱 스포티파이는 EU 집행위에 애플이 앱스토어에 앱을 출시한 업체들로부터 앱 판매액의 15~30%에 달하는 수수료를 부과해 공정 경쟁을 침해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들 업체는 높은 수수료를 부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앱 판매액을 올려 고객을 잃었고, 애플뮤직이 그 반사 이익을 얻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EU의 제소로 애플이 독점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는 최종 판결을 받게 되면 애플은 매출액의 최대 10%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IT 전문 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애플의 지난해 매출은 2,745억 달러(약 306조 원)로, 벌금액만 한화 30조 원에 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더 나아가 EU가 애플에 수수료 폐지 등 사업 모델을 변경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애플은 “스포티파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음악 구독 서비스가 되었으며, 우리는 이 과정에서 우리의 역할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스포티파이가 앱스토어를 통해 많은 고객을 유치했다는 것이다. 이어 “스포티파이는 앱스토어에서 혜택을 누리길 원하지만 비용을 지불하려고 하지 않는다”며 수수료는 정당한 대가라고 설명했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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