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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한 브로드웨이 최신작 물 건너온다

상반기 무대 채운 흥행 스테디셀러 이어

비틀쥬스·하데스타운 등 2019년 신작들

전세계 최초 한국 라이선스로 관객 찾아

비틀쥬스, 팀버튼 영화 유쾌한 뮤지컬로

하데스타운, 오르페우스 신화 현대 설정


올 상반기 대극장 뮤지컬은 흥행이 입증된 해외 스테디셀러의 라이선스(한국어) 작품이 주를 이뤘다. ‘위키드’와 ‘시카고’, ‘맨오브라만차’ 등은 코로나 19 상황에서도 두터운 관객층과 팬덤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며 매회 티켓 오픈 때마다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객석 운영 제한과 거리 두기 단계 조정 우려 속에서도 흥행이 검증된 대작들이 선전하며 공연 매출은 지난 3월과 4월에 각각 210억 원, 231억 원을 기록하며 1월 37억 원의 쇼크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다.

올 봄이 ‘익숙한 명작’들의 향연이었다면 다가오는 여름은 2019년 브로드웨이 초연의 ‘따끈따끈한’ 히트작들이 국내 무대를 달궈줄 예정이다. 팀 버튼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비틀쥬스’와 그리스 오르페우스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하데스타운’이 그 주인공이다. 외국 프로덕션의 작품이 현지 초연 후 한국에 오기까지는 통상 3년 이상 시간이 걸리지만, 이들 두 작품은 2년 만에 전 세계 라이선스 최초로 한국 관객들과 만난다.

내년 6월 전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라이선스 무대를 선보이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비틀쥬스’/사진=Matthew Murphy




비틀쥬스는 독특한 세계관으로 사랑받아 온 팀 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를 뮤지컬화한 작품으로 워너브라더스가 제작을 맡아 2019년 4월 브로드웨이에서 첫선을 보였다. 유령이 된 부부가 자신들의 신혼집에 낯선 가족이 이사 오자 이들을 쫓아내기 위해 유령 비틀쥬스와 벌이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 작품은 시시각각 다른 공간으로 변화하는 무대 세트와 추락·공중부양 같은 연출 기법, 흥미로운 군무로 관객에게 ‘놀이공원에 온 듯한’ 신선한 충격을 선사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현지 언론은 ‘팀 버튼의 컬트 클래식작이 에디 퍼펙트(작사·작곡)의 매력적인 음악, 스캇 브라운과 앤서니 킹(공동 집필)의 재치 있는 극본을 통해 유쾌한 뮤지컬로 태어났다’, ‘끝내주는 놀이기구처럼 관객을 예상 못 한 방식으로 놀라게 하는 작품’ 등의 호평을 쏟아냈다. 그 해 토니 어워즈 8개 부문 후보에 오른 것을 비롯해 외부비평가상(최우수 무대 디자인상), 드라마 리그 어워즈(최우수 연출상),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최우수 무대디자인상) 등에서 수상하며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뮤지컬 ‘비틀쥬스’에서 타이틀 롤을 맡은 유준상(왼쪽)과 정성화/사진=CJENM


한국 공연에서는 배우 유준상과 정성화과 타이틀 롤인 비틀쥬스에 캐스팅돼 사악한 장난꾸러기 유령에 도전한다. 이 밖에 김지우·유리아·이율·이창용·신영숙 등이 한국 초연 무대를 꾸민다. 6월 18일~8월 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오는 8월 한국어 공연으로 선보일 뮤지컬 ‘하데스타운’의 브로드웨이 초연 장면/사진=에스앤코




8월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하데스타운’은 2019년 토니 어워즈 최우수작품상, 그래미 어워즈 최고 뮤지컬 앨범상에 빛나는 그야말로 ‘핫’한 작품이다. 2016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첫 선을 보인 뒤 2019년 브로드웨이에서 정식 개막한 이 작품은 록과 재즈가 뒤섞인 독특한 음악 스타일에 획기적 연출이 더해져 관객과 평단을 사로잡았다. 개막 3개월 뒤 열린 토니 어워즈에서 뮤지컬이 수상할 수 있는 15개 부문 중 14개 부문 후보로 오르고,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연출·음악·편곡·남자조연·무대 디자인·조명·음향상까지 총 8개 부문을 휩쓸었다.

작품은 그리스 오르페우스 신화를 기본 뼈대 삼아 주요 설정을 현실에 맞게 재해석했다.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아내 에우리디케를 되찾기 위해 지하 세계로 향하는 오르페우스, 사계절 중 봄과 여름은 지상에서, 가을과 겨울은 지하에서 남편 하데스와 보내는 페르세포네의 이야기가 지상과 지하 세계를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교차된다. 신화 속 뛰어난 음악가인 오르페우스는 클럽에서 일하는, 가난하지만 음악적 재능은 뛰어난 웨이터로 등장한다. 운명 앞에 수동적이었던 에우리디케는 노래만으로 가난과 추위를 피할 수 없음을 알고 스스로 지하 세계를 선택하는 캐릭터로 변신했다. 저승의 신 하데스는 광산을 운영해 엄청난 부를 축적한 또 다른 의미의 ‘지하의 신’이다. 신화 속 여신 같은 자태를 벗어던지고 자유와 반항의 전형처럼 변신한 페르세포네의 모습도 눈길을 끈다. 한국 공연의 캐스팅은 이달 중 발표된다.

오는 8월 한국어 공연으로 선보일 뮤지컬 ‘하데스타운’의 브로드웨이 초연 장면/사진=에스앤코


공연계 관계자는 “브로드웨이 최신작을 큰 시차 없이 만나보게 된 데는 코로나 19로 해외 투어가 어려워졌다는 상황적 요인도 있지만, 한국 뮤지컬이 그만큼 의미 있는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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