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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멕시코 부자들, 백신 맞으러 미국 여행간다

WSJ "텍사스·플로리다 관광업에 순풍"

멕시코인 "돈 있다면 백신 안 맞을 이유 없어"

태국 미국行 관광상품에 첫날 200명 예약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스포츠센터에 마련된 백신 접종소. /AFP연합뉴스




태국, 멕시코 등지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미국으로 여행 가는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려 방문한 외국인들 덕분에 미국 텍사스주, 플로리다주 등의 관광업에 순풍이 불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일부 주에서 백신 관광을 추진한 데 따른 결과다. 미국 내 많은 주는 백신을 접종할 때 거주 요건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외국인 접종이 가능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백신을 맞으려는 외국인 중 멕시코인의 방문이 눈에 띈다. 공항의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국제공항에서 미국으로 출국한 승객은 약 20만7,000명으로 3월(17만7,000명)과 2월(9만5,000명)에 비해 대폭 늘었다. 지난달 멕시코인들의 미국 행선지를 보면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4만1,000명)과 댈러스(2만6,000명)가 1, 2위를 차지했으며 로스앤젤레스(LA), 마이애미, 샌안토니오가 그 뒤를 이었다. 미국 중남부 텍사스주는 멕시코와 국경을 접한 지역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멕시코 여행업계는 자국민의 미국 여행을 부추기고 있다. 에두아르도 카니아과 멕시코 산업협회장에 따르면 멕시코 여행사들은 올해 3∼4월 미국으로 가는 패키지 여행상품을 17만명에게 팔았는데 고객 대부분이 백신을 맞으려는 사람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 북부 몬테레이에 사는 보석 디자이너 신디 미자레스씨는 최근 텍사스주의 한 약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미자레스는 미국에서 백신을 맞은 데 대해 "행복하다"며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멕시코시티에서 댈러스로 가는 항공편을 예약한 패트리샤 리드루에조씨도 72세 모친과 안전하게 시간을 보내기 위해 백신 접종을 서둘러야 했다고 설명했다. 리드루에조는 미국 여행에 대해 “이 악몽을 완전히 끝내고 싶다”면서 "돈이 있다면 왜 우리가 그것을 하지 말아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멕시코 부유층 입장에서는 자국에서 백신 접종 순서를 계속 기다려야 하는 상황을 생각할 때 미국행 항공료가 그리 아깝지 않다는 얘기다.

미국과 멕시코의 백신 접종 상황은 매우 다르다. 미국에서는 전체 인구의 34%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지만 멕시코에서는 6%에 그치고 있다.

미국에서 멀리 떨어진 동남아시아 태국에서도 백신을 구하려고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이들이 있다. 태국의 한 여행사는 미국행 백신 여행 상품을 내놨는데 첫날부터 200명이 예약했다고 전했다.

이 여행 상품은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관광지 방문과 쇼핑을 포함한 10일 일정으로 항공료를 제외한 가격이 2,400 달러(약 270만원)나 된다. 이 밖에 캐나다 트럭 운전사 수백 명은 지난달 미국 북부 노스다코타주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무료로 코로나19 백신을 미국에서 맞았다.

미국의 일부 주와 도시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을 앞세워 관광객들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지난 6일 관광객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는 오는 6월 1일부터 주요 공항에서 여행객에게 백신을 무료로 접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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