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재팬이 6,000억 원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일본 1위 웹툰 플랫폼 ‘픽코마’의 비즈니스 모델을 인정 받았다. 홍콩계 사모펀드인 앵커에퀴티(PE)는 카카오재팬이 국내도 아닌 일본에 도입해 성공을 거둔 ‘한국형 비즈니스 모델’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는 20일 투자유치 소식을 전하면서 “론칭 4년만에 글로벌 1위 주자로 올라서며 전세계 콘텐츠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긴 픽코마의 경쟁력이 글로벌 투자자에게 높게 평가 받아 고무적”이라며 “픽코마 플랫폼과 창작자 육성에 더욱 과감히 투자해 웹툰이 글로벌 메인 콘텐츠로 자리잡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실제 픽코마는 24시간 후 무료로 웹툰과 웹소설을 볼 수 있는 ‘기다리면 무료’ 서비스를 도입했다. 사용자가 습관처럼 방문하다 참지 못하고 결제 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지난 5일에는 일 거래액 45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고기록을 쓰기도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픽코마는 일본 만화 시장에서 ‘화’ 단위의 연재형 판매방식과 모바일 지향 웹툰을 조화롭게 접목 시켰다”며 “디지털 ‘망가(일본 만화)’의 매출이 다른 경쟁업체들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으며, 웹툰의 지난해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6배 이상 늘었다”라고 말했다.
카카오재팬은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만큼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투자 유치를 이끈 배재현 수석부사장(CIO)은 “이번 딜은 카카오 해외 자회사의 첫 투자 유치 사례이자, 올해 일본 콘텐츠 기업 중 최대 가치·최대 규모의 투자 유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번에 확보한 자원을 바탕으로 일본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지적재산권(IP)을 적극 확보하고, 잘할 수 있는 신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카카오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카카오는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근 일본과 한국에 각각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지난 2월 일본 도쿄에 대원미디어 자회사 ‘스토리작’과 함께 셰르파 스튜디오(SHERPA STUDIO)를 세웠고, 4월에는 한국 내 첫 번째 자회사인 스튜디오 원픽을 세웠다. 카카오재팬은 두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한국과 일본의 우수한 창작자들을 발굴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콘텐츠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해왔던 카카오가 추가로 실탄을 확보하면서 앞으로 전방위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시장 뿐만이 아니라 북미, 아시아 등 세계 시장을 겨냥한 웹툰 제작도 더 활발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재팬이 대규모 투자금은 유치한 만큼 기업공개(IPO)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 가치를 높여 엑시트(자금회수)가 최종 목적인 사모펀드가 지분 참여에 나섰기 때문이다. 투자에 참여한 사모펀드사 앵커에퀴티는 앞서 카카오M에 2,100억 원, 카카오뱅크에 2,500억 원을 투자한 바 있다. 카카오M은 최근 카카오페이지와 합병, 본격 상장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합병 법인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내년 초 국내 또는 미국 증시 상장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며 본격 IPO 일정에 돌입했다.
/박현익 bee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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