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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는 게 값'이 된 NTF 예술품…알고보니 짜고치는 고스톱?

NFT 판매시장 주목도 높일 목적

업계 관계자들 높은 호가 제시

실제 낙찰자 되기도...자전거래 빈번

2차 시장 거래 비중 낮아 투자 유의

출처=셔터스톡.




최근 대체불가능한토큰(NFT, Non-Fungible Token)으로 발행된 예술 작품들이 고가에 거래되면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주체가 일반 대중보다는 업계 관계자들인 경우가 많아 멋 모르고 구매했다가 낭패를 겪을 수 있다. 더욱이 작가로부터 구매한 NFT 예술품을 제3자에게 되파는 2차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서 투자금 회수가 어려운 만큼 투자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업계 관계자들, 시장 활성화 위해 NFT 경매 참여…높은 가격 제시


21일 NFT 마켓 플레이스 오픈씨(OpenSea)에 따르면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발행한 NFT는 60이더리움(ETH)에 낙찰됐다. 거래가 완료된 시점인 지난 18일 ETH 시세로 환산하면 약 2억 5,000만 원에 달한다. 낙찰자는 오픈씨 아이디 ‘Doohan_Capital’이다.

Doohan_Capital은 “사실 단순 투자 목적보다는 이세돌이라는 유명인이 발행한 NFT라는 대표성, 그 NFT를 높은 가격에 입찰해 생기는 화제성이 국내 암호화폐 도입과 커뮤니티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고 투자 배경을 전했다. 이번 NFT의 가치를 높이 사서 투자를 집행했다기 보다는 암호화폐 시장의 발전을 위해 거금을 투자했다는 설명으로 풀이된다.

그는 “현재로서는 이 NFT를 되팔 생각이 없다”며 “여러 크리에이터나 유명인이 발행하는 NFT를 수집해 Doohan Capital 이름 아래 보유하고, 암호화폐 및 NFT 도입을 촉진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화제의 중심에 있는 NFT를 매입해 벤처 캐피탈의 이름을 알리고, 대중의 관심을 야기해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포부다.

NFT 예술품에 거품이 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NFT가 마케팅 용도로 활용되면서 값이 올라가는 경우 많기 때문이다. 이번 NFT 경매에 참여한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NFT의 가치보다는 NFT를 낙찰 받으면 이세돌 바둑기사와 바둑을 둘 수 있다 해서 참여했다”며 “자사가 운영하는 인공지능(AI) 모델과 이세돌 바둑기사와 대국을 시키면 흥미로운 마케팅 소재가 될 것이라 판단했다”고 전했다.



최근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785억 원에 낙찰돼 화제를 모았던 비플(Beeple)의 NFT 예술 작품도 마찬가지다. 이 작품의 낙찰자는 메타코반(Metakovan)이라는 유명 NFT 수집가다. 메타코반은 NFT 펀드 ‘메타퍼스(Metaurse)’를 운영하고 있다. 메타퍼스는 비플의 NFT 작품을 모아 B20이란 토큰도 발행했다. 즉 업계 관계자가 높은 가격에 작품을 낙찰 받아 전세계 이목을 집중시킨 뒤 이를 사업적 용도로 활용한 것이다.

물론 이러한 행보는 사업 전략의 일환으로, 가치를 창출하고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이처럼 자세한 내막을 모른 채,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NFT 예술품의 단면만 보고 섣불리 투자를 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자전거래 발생…2차 시장 거래 비중 적어 투자자 유의해야


NFT 뱅크가 NFT마켓플레이스 라리블(Rarible)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갓 생성된 지갑이나 기존에 거래가 없던 지갑에서 NFT가 거래된 경우가 약 85.8%에 달한다. 이는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들어 NFT 예술품에 투자하는 신규 투자자가 급증했거나 혹은 NFT를 발행한 아티스트가 자체적으로 지갑을 만들어 NFT 가격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NFT 거래는 경매 형식으로 이뤄진다. 이 때문에 동일인이 새로운 지갑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NFT 예술품 가격을 띄울 수 있다. 이른바 자전 거래다. 자전거래가 이뤄지는 걸 모르는 투자자는 실제 시장에서 평가되는 가치보다 비싼 가격을 주고 NFT를 매입할 위험이 있다.

투자자산으로 NFT 예술품 매입을 고려한다면 2차 거래가 발생하는 비중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초기에 아티스트가 NFT를 발행했을 때 거래되는 시장을 1차 시장, 향후 이 NFT가 되팔리는 시장을 2차 시장이라 한다. 논펀지블닷컴(NonFungible.com)이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NFT 예술품이 2차 시장에서 거래되는 비중은 29%에 불과하다. 시장에서 발생하는 NFT 거래의 대부분이 처음 아티스트가 NFT를 발행했을 때 이뤄진다는 의미다. 이는 곧 매입한 NFT 예술품을 유동화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한 업계 전문가는 “NFT 예술품을 수집 목적이 아니라 투자 목적으로 구매한다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고액에 거래되는 NFT 예술품은 일부”라고 전했다.

/도예리 기자 yeri.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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