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코로나19 백신 누적 접종량이 5억 회분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접종 속도는 점차 늦어지고 있어 ‘집단면역’ 달성을 장담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24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현재 중국내 코로나19 백신의 누적 접종량은 5억1,085만8,000 회분을 기록했다. 지난 23일 하루 동안에만 전국에서 중국산 백신 1,358만6,000 회분을 접종했다. 1회분씩으로 계산하면 중국 14억 인구 가운데 최대 36%가 백신을 맞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관영 신화통신은 누적으로 5억 회분의 백신 접종이 4억 회분을 넘어선지 겨우 7일 만의 기록이라고 전했다. 앞서 누적 접종 1억 회분에서 2억 회분까지는 25일, 2억 회분에서 3억 회분까지는 16일, 4억 회분까지는 9일이 각각 걸린 것을 감안하면 접종 속도가 더 빨라진 것이다. 신화통신은 “백신 접종도 ‘중국 속도’로 뛰고 있다”고 환호했다.
중국은 최근 안후이성과 랴오닝성 등에서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계기로 백신 접종을 강화했다. 지방별로 경쟁을 붙인 것과 함께 수도 베이징에서는 아파트 단지에 직접 접종소를 설치하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실상 강요하고 있다. 베이징 방역 당국은 18세 이상 주민 가운데 80% 이상이 백신을 1회 이상 맞았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중국내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하루 백신 접종 능력이 이미 1,500만 회분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이고 또 2,000만 회분도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중국인들의 미온적인 반응에 당황하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상황이다 그동안 중국에서는 코로나19 발생이 전혀 없는 것으로 발표돼 그만큼 국민들의 백신 접종 의욕도 낮았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코로나19 발생 뉴스를 오히려 접종 확대 선전의 계기로 삼고 있다.
다만 깜짝 놀랄 만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에도 불구하고 하루 접종량이 눈에 띄게 느려지는 것이 확인된다. 일일 접종량은 지난 20일 하루 1,718만7,000 회분을 정점으로 점차 줄고 있다. 23일은 1,358만6,000 회분이었다. 23일이 휴일임을 감안하더라도 감소폭이 크다. 전주에는 휴일에도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접종량 확대가 한계치에 왔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하루 1,000만 회분 이상 백신 접종은 놀라운 실적이지만 자발적 접종 희망자가 점차 줄어든다는 점에서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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