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남자’ 이동민(36·동아제약)이 ‘맞짱 왕’에 오르며 7년 만에 활짝 웃었다.
이동민은 6알 경남 거제의 드비치GC(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총 상금 8억 원) 결승전에서 캐나다교포 이태훈(31)을 1홀 차로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2014년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생애 첫승을 신고한 이후 7년을 기다린 끝에 거둔 개인 통산 두 번째 우승이다. 2009년 KPGA 투어에 데뷔한 이동민은 첫 우승 이후 꾸준한 경기력에도 다시 우승이 나오지 않아 애를 태우다 마침내 감격을 누리며 우승상금 1억 6,000만 원의 주인공이 됐다.
이동민과 이태훈은 17번 홀까지 동률을 유지하며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언제 무게중심이 한 쪽으로 기울어질지 예측할 수 없는 승부는 마지막 18번 홀(파5)에 가서야 갈렸다.
이동민이 세 번째 샷을 홀 1m 안쪽에 바짝 붙이며 결정타를 날렸다. 비슷한 거리에서 친 이태훈의 샷은 핀에서 먼 곳으로 굴러 내려갔다. 이태훈이 두 차례 퍼트로 파를 기록한 뒤 이동민이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떨궈 11번째 ‘매치 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동민은 예선 통과자 우승으로 곱절의 기쁨을 누렸다. 이 대회는 지난해와 이번 시즌 우승자, 지난 시즌 제네시스 포인트 상위 선수 등 32명에게 시드를 줬다. 이동민은 나머지 32명의 본선 진출자를 뽑는 18홀 스트로크플레이 예선전에서 공동 15위에 올랐고, 기회를 우승으로 연결했다. 이 대회에서 예선을 통과해 정상에 오른 선수는 2016년 이상엽(27)에 이어 이동민이 두 번째다.
이동민은 64강전에서 김동은(24), 32강전에서 강태영(23)을 꺾고 16강에 올랐다. 조별리그로 진행된 16강전에서는 B조에 속해 이성호(34)와 홍순상(40)을 꺾고 안준형(27)과 비겨 2승 1무를 기록하며 조 1위에 올랐다. 예선을 거친 마라톤 행군에도 무패(5승 1무) 우승을 완성했다.
이태훈도 예선전을 거쳐 본선 5연승으로 결승에 진출했지만, 마지막 경기 마지막 홀에서 패하며 준우승을 거뒀다. A조 1위 허인회(34)와 D조 1위 박은신(31)이 맞대결한 3·4위전에서는 허인회가 2홀 차로 승리하며 3위를 차지했다. 16강 각 조 2위 선수 중 상위 2명이 진출하는 5·6위전에서는 김태훈(36)이 차강호(22)를 2홀 차로 꺾었다. 김태훈의 5위는 2012년 박상현의 8강을 넘은 이 대회 ‘1번 시드’ 선수 역대 최고 성적이다.
/박민영 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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